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서민경제 살리기가 우선

오늘은 51회째 맞는 현충일이다. 우리는 해마다 오늘이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임들의 넋을 기리며 집집마다 조기를 달고 묵념을 하며 하루를 숙연하게 보내고는 했다. 이날만큼은 음주가무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나 주택에서는 태극기를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충일을 맞아 술을 마시거나 술집 영업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가능한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유관협회에서는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 분위기이다. 현충일 영업이 법적으로 제재받는 것도 아니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루라도 영업을 해야 먹고산다는 식의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서민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등 양극화 심화로 고통 호국보훈의 달 6월 전야인 지난 5월31일에는 지방선거가 있었다. 이날 정부와 여당은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실업 문제, 비정규직ㆍ양극화에 따른 서민경제의 어려움과 상대적 박탈감, 자영업의 장기불황에 따른 서민들의 불안감 등을 해소하지 못한 민생경제 실패와 정국 운영 전반에 걸친 역량 부족 등이 주요 실패 요인으로 부각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5월31일은 영세자영업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자영업자들은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라고 서민들은 환영을 했지만 준비되지 않은 급조된 정책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자영업 구조조정이라는 용어 등을 잘못 선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효과를 내고 반전의 기회로 만들어갈 수도 있었다. 자영업유료컨설팅의 경우 민간 차원에서는 200만~3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받을 수 있는 컨설팅을 3만원만 자부담하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런 좋은 기회마저도 살리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을 발표했지만 9월이 다돼서야 실행됐고 시행 두달 만에 예산 부족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는 중소기업청의 조직 개편, 잦은 인사 이동, 소상공인진흥원 설립 등의 문제로 차일피일 미루더니 4월3일 시행한다고 발표해 4월 말께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언제 예산이 동이나 중단하게 될지도 모른다. 툭 하니 약간의 예산만 던져주고 할 일 다했다는 식의 정책은 그만 펼쳤으면 한다. 영세자영업자들은 장기불황과 양극화 심화로 지쳐 있다. 지금은 서민들을 달래줄 때이다. 선거 결과에 따른 원인 분석보다는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여ㆍ야할 것 없이 하나가 돼 경제 살리기와 서민생활 안정에 나서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한나라당도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현 정권의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우리 자영업자들도 시장경제체재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하며 성공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창업할 당시의 초심을 잊지 않고 어떠한 역경이 오더라도 초연하게 대처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키워야 할 때다. 살아가면서 은혜를 입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사람됨이라 배웠다. 또한 위를 쳐다보면 한없는 욕심이 생기고 아래를 내려보면 행복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지금도 희망을 품고 우리나라에 와서 힘든 일 마다하고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부지기수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스스로 행복할 줄 알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가져볼 때다. 정부 5·31선거민심 바로 읽어야 현충일도 이제는 역사 속으로 묻혀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한번쯤은 50년 전의 상처를 되새겨보자. 오늘날 우리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며 이정도의 삶과 자유를 누리는 것도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도 하루쯤은 국민을 위해 꿈의 정치를 펼쳐보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모두 건전한 애국심이 실종되고 타인의 아픔이나 국가나 사회를 위한 희생을 외면하고 있지나 않는지 되새겨보자. 핵가족시대에 하나뿐인 내 자식이 사회를 위해 목숨을 던진다면 누가 위로해줄 것인가. 소중한 가족을 나라에 바치고 쓸쓸하게 지내는 유가족들의 상흔을 위로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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