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손잡기 열풍… 삼성이 변하고 있다

"누구와도 기꺼이 협력" 이건희 회장 신년사 후<br>계열사들 적극적 추진<br>M&A·지분투자·제휴 등 올들어 20여건 넘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1월3일 신년사)"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년사에서 던진 화두가 삼성그룹 전체를 바꿔놓고 있다. 이 회장의 '누구와도' 발언이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대응전략을 제시했고 이를 계기로 삼성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및 각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 인수합병(M&A), 지분투자, 제휴 등을 적극 모색하면서 이른바 '손잡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실제로 전자ㆍ금융 등 모든 계열사들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올 1월부터 현재까지 크고 작은 인수ㆍ제휴가 20여건을 넘고 있다. 이 회장의 발언 이후 손잡기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네덜란드의 LCD 연구개발 회사인 리쿠아비스타를 인수했다. 그 뒤를 이어 1월 한 달 동안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OLED 제조장비 공급회사인 AP시스템의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삼성정밀화학은 생분해수지 기술 벤처사인 에스엔폴을 인수했다. 그 후 '손잡기 열풍'은 모든 계열사로 번지면서 현재까지 크고 작은 제휴 및 지분투자 등이 잇따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미국 퀸타일즈와 바이오제약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씨게이트와 포괄적 협력도 맺었다. 삼성SDI는 SB리모티브를 통해 전기 이륜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삼성LED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합작사를 설립했다. 삼성정밀화학도 미국 및 일본 회사와 제휴해 폴리실리콘과 2차전지 재료 생산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만들었다. '손잡기' 등을 통한 신사업 추진은 금융 계열사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생명이 보험금융연구소를 개설했고 삼성증권은 미국 자산운용사인 레그메이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제휴와 협력 바람이 전계열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단 일초라도 판단이 늦으면 뒤처지게 된다"며 "이 회장의 '누구와도'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사업의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의 경영복귀 후 삼성이 많이 변했지만 특히 신년사 이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신년사 발언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가 협력 대상을 찾기 위해 폭넓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올해 내내 이 같은 '손잡기 붐'과 경쟁력이 떨어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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