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6>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후발주자 한계 기술로 극복… 수소차 글로벌 빅4 질주<br>현대·기아, 기술 고도화 박차… GM·포드·BMW 등 앞질러<br>가정연료전지 국산화율 95%… 100% 목표 세계최강 日 추격<br>충전 인프라 국산화도 증가세… 안전·신뢰성 강화는 시간문제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한국은 수소에너지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가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을 만큼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후발주자 한계 기술로 극복… 수소차 글로벌 빅4 질주현대·기아, 기술 고도화 박차… GM·포드·BMW 등 앞질러가정연료전지 국산화율 95%… 100% 목표 세계최강 日 추격충전 인프라 국산화도 증가세… 안전·신뢰성 강화는 시간문제 박소란기자 psr@sed.co.kr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김청한기자 best@hmgp.co.kr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한국은 수소에너지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가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을 만큼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수소경제 시대 진입을 앞두고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막강한 기술력을 무기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뒤늦게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지만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거듭하며 당당히 세계 무대의 중심에 진입한 것이다. 수소 선진국인 미국·일본·독일을 거친 세계의 이목이 이제 대한민국을 향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세계 4위=지난 8월 국내 수소에너지 업계에 희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가 발표한 '수소연료전지차 제조업체 평가' 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다임러·혼다·도요타에 이어 세계 4위에 랭크된 것이다. 이는 기술력과 시장전략·혁신성 등 12개 항목을 고려한 결과로 제너럴모터스(GM)·포드·BMW 등을 제치고 업계 리더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기호 현대·기아차 연료전지개발팀 이사는 "선진국 대비 10여년 늦게 연구개발(R&D)에 뛰어들었음을 볼 때 고무적인 성적" 이라며 "회사의 적극적 투자와 정부의 집중적 육성 정책이 조화를 이룬 결과" 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2001년 첫 시제품을 개발한 이래 지속적 기술 고도화를 모색, 자타가 공인하는 최정상급 기술력을 확보했다. 일례로 최신 모델인 3세대 투싼ix와 모하비는 2세대와 비교해 연비 15%, 주행거리 55%가 개선됐다. 또한 두 모델에 각각 채용된 10kW급, 115kW급 연료전지는 효율이 63%나 된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이는 다임러(60%)와 혼다(62%)를 앞선 수치다. 캐서린 던우디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 실무책임자도 "8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가 실증사업에 참여 중인데 현대·기아차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다" 며 "후발주자의 한계를 기술력으로 극복했다는 게 인상적" 이라고 전했다. 이런 공신력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미국을 넘어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1월 노르웨이 등 북유럽 4개국과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 합의, 2월 독일 클린에너지파트너십(CEP) 참여에 이어 이달 5일에는 투싼ix가 유럽연합(EU) 의회의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운행 차량에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유 이사는 "지금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5종, 버스 2종 등 총 166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생산해 130여대를 국내외에서 운용 중" 이라며 "상용화 시점인 오는 2015년 세계 1위 메이커 등극을 목표로 핵심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가정용연료전지 국산화율 95~98%=수소연료전지차와 함께 일반인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에서도 우리나라는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 기존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이 시스템은 도시가스나 액화석유가스(LPG) 등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가정용 발전소로 GS퓨얼셀·퓨얼셀파워·효성 등이 국내 R&D를 주도하고 있다. 이종문 GS퓨얼셀 사업개발팀장은 "전력 생산시 발생하는 열을 활용, 난방과 온수 공급이 가능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은 물론 상당한 광열비가 절감된다" 며 "가장 소형인 1kW급 시스템의 절감액이 4인 가족 기준 연간 100만원 이상" 이라고 말했다. 이 분야의 최강자는 단연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 장비와 부품·소재를 100% 국산화하고 2009년 일반 가정에 보급을 개시했다. 지난해까지 1만5,000대를 설치했으며 올해는 8,000대가 목표다. 우리나라는 일본이 실증사업에 나선 2002년보다 1년 늦은 2003년에야 GS퓨얼셀에 의해 1kW급 시스템이 최초 개발됐지만 유럽과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그린홈 100만호사업의 일환으로 1kW급 시스템의 일반 가정 설치를 추진 중인데 지난해 200대, 올해는 10월 초 현재 목표량 300대 중 266대가 설치됐다. 궁극적 목표는 2020년까지 총 10만대 보급이다. 이와 관련, 이원용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연료전지 프로그램 디렉터는 "시스템 내구성에서 일본은 5만 시간, 우리는 4만 시간 정도" 라며 "하지만 실질적 시스템 기술은 이미 대등한 수준" 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의 격차는 기술력이 아닌 부품의 내구성 문제라는 얘기다. 이 팀장도 "95~98%의 부품 국산화율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이 협소해 일부 부품을 일본에서 공수하고 있다" 며 "내구성의 비교열위는 기술력보다는 일본이 최신 부품을 판매하지 않아 생기는 한시적 상황에 가깝다" 고 설명했다. ◇충전인프라 외산에서 국산으로=수소충전소를 위시한 인프라 분야는 어떨까. 현재 국내에 건설된 충전소가 10개소에 불과해 숫자 면에서는 미국(79개소), 독일(27개소), 일본(23개소)에 크게 뒤처진다. 또 최근의 수소연료전지차는 700bar 압력의 수소저장용기 탑재가 대세지만 현존 국내 충전소 중 700bar 충전설비를 갖춘 곳은 현대·기아차의 마북연구소와 경기 화성 소재 자동차성능연구소의 수소스테이션뿐이다. 때문에 2009년부터 2년 과제로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차 2단계 모니터링 사업에 투입된 투싼ix와 모하비 모델은 700bar 용기를 장착하고도 대부분 350bar로 수소를 충전 받고 있다. 다만 김종원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은 "700bar 충전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것이 사실" 이라면서도 "향후 건설될 충전소에는 700bar 설비 채용이 확대돼 원활한 모니터링이 가능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수소의 제조·압축·저장 등 개별 장치들 역시 선진국 대비 개발시점이 5~10년 늦은 탓에 내구성의 격차를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승찬 SK건설 수소스테이션 건설공사팀장은 지난 10여년의 R&D로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 팀장은 "초창기 충전소들은 수소연료전지차 실증의 단순 조력자라는 개념이 강해 외산 설비 일색이었던 반면 지금은 국산화율이 70~80%에 이른다" 며 "설비의 신뢰성, 안전성, 가격 저감이 현안 과제로 남아 있지만 3~5년의 실증 과제 등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고 내다봤다. 김 단장은 "수소에너지 변방이었던 한국이 빠르게 세계가 주목하는 중심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부단한 노력과 적극적 투자의 산물" 이라며 "앞으로도 산학연의 유기적 협력과 신재생에너지로서 수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고 밝혔다. 공동기획=서울경제신문․한국과학창의재단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기획연재 전체보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