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은행들 돈 몰리자 예금금리 내려

국민·신한·우리銀 이달 초보다 최고 0.2%P까지

은행들이 최근 잇달아 예금금리를 내렸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를 피해 시중의 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일제히 예금금리를 인하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에 비해 0.11%포인트, 신한은행은 0.15%포인트, 우리은행은 0.20%포인트 예금금리를 떨어뜨렸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춘 것은 그만큼 시중에 풀린 돈이 많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늘어난 머니마켓펀드(MMF)와 수시입출식예금(MMDA) 금액만 20조원이 넘을 정도다. 돈이 몰려들고 있지만 은행들도 고민이다. 돈은 들어오는데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남기지 못하면 그만큼 손해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최근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규제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자산운용사의 MMF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MMF는 6조2,000억원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월별 증가액으로는 올 들어 최고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000억원 늘어난 것에 비해서도 증가속도가 훨씬 빠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도 마땅히 돈 굴릴 곳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 평소 10조원 수준이던 은행계정대가 최근 16조원 정도로 늘어났다. 은행계정대란 자산운용사들이 콜이나 MMDA로 운용하지 못한 돈을 은행에 예치해두는 계정이다. 자산운용사들도 돈 굴릴 데가 없다 보니 은행에 묵혀두는 돈이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돈은 넘쳐 나는데 마땅히 굴릴 곳이 없어 돈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은행과 자산운용사를 떠돌고 있다"며 "금융권에만 돈이 도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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