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사운드' 시장으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사양과 디자인이 엇비슷한 스마트폰이 많아지자 음악감상 기능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HTC는 음악감상 기능을 특화한 스마트폰 '센세이션 XL'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HTC가 지난 8월 미국 음향기기 전문업체 비츠일렉트로닉스를 3억달러에 인수한 뒤 처음 선보이는 스마트폰이다. 센세이션 XL은 음악감상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음장기술과 편의기능을 탑재했다. '비츠 오디오 튜닝' 기능을 채택해 취향에 따라 중저음을 강조하거나 가수의 음성만 따로 키울 수 있고 스마트폰을 PC와 연결하면 곧바로 음악파일을 전송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했다. 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제품 구입 후 별도로 이어폰을 구입한다는 것에 착안해 고급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과 공동 개발한 '갤럭시 B&O'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제품 외관에 알루미늄 재질의 뱅앤올룹슨 독자 디자인을 적용하고 고성능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양에서도 4.3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해 동급 최고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뱅앤올룹슨이 손잡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음악감상에 최적화된 '세린'을 내놓은 데 이어 2007년에는 프리미엄 휴대폰 '세레나타'를 선보였다.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당시 판매가만 각각 1,000유로(약 150만원)와 1,400유로(약 210만원)에 달해 글로벌 휴대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팬택도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자사의 스마트기기 액세서리 전문업체 라츠를 통해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라츠는 최근 헤드셋 전문 브랜드 제이버드 및 노베로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스포츠 헤드셋 전문업체인 제이버드는 미국 철인3종경기 국가대표팀의 공식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내구성과 기능을 인정받았다. 함께 선보인 독일 블루투스 헤드셋 전문업체 노베도로역시 국내 마니아층이 두터워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따라 음향기기 분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기존 MP3플레이어 시장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음악을 감상하는 데다 최근 포털업체들이 잇따라 음원시장에 뛰어들면서 음악감상에 특화된 스마트폰의 시장성이 높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스마트폰은 음악감상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기기로 자리잡았다"며 "남들과 다른 스마트폰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려는 고객층이 늘어나면서 특화 스마트폰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