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락하는 일본경제]<하>구조개혁만이 살길

뼈깎는 자구노력바탕으로 경제자원 효율적 배분 시급'일본의 구조개혁이 실패로 끝날 땐 소국(小國)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달 초 뉴욕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국제경제 전문가들이 일본에 대해 던진 경고성 메시지다. 일본경제의 침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일본 경제는 아시아, 나아가 전세계를 한꺼번에 엄청난 소용돌이로 내몰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일본의 엔저 정책을 수용하는 등 국제사회도 일본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자구노력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浪)총리는 일본 경제의 고질적 환부인 부실채권 문제를 완전히 떨어버리고 일본경제를 회생시키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부실채권 정리의 뚜렷한 증거가 보이지 않고 있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달 다나카 마키코 전 외상 경질 이후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50% 아래로 급락했다. 구조개혁 노선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고이즈미 내각 일각에서는 긴축재정을 앞세운 구조개혁보다는 재정확대 노선으로 경제 운용 방침을 전환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은행(BOJ)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 확대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재정확대 정책은 일본경제의 부실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엔저'정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밀고 나가기 보다는 경제위기를 타개할 마지막 방도로 이를 추진하고 있으나 자승자박(自繩自縛)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의 국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상승은 디플레이션 저지에 효과가 없을 뿐더러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 전 아시아 국가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들 국가에 많은 채권을 갖고 있는 일본 은행들은 부실채권 규모가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대처방법은 경제에 대한 일시적인 충격에도 불구,구조개혁을 가속화하는 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부실기업이 살아 남고 금융경색의 원인이 되는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실업률 급등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론 경제적 자원이 효율적인 분야로 재조정돼 일본 경제 위기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무라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경제예측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에 빠질 수 있지만 2005년까지 개혁을 밀고 나가야 불황탈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공적 자금 투입을 비롯 디플레 억제책 등 등 일본 정부의 종합 경제대책이 8일 또다시 보도됐지만 일본호의 앞길이 순탄하리라는 시각은 여전히 별로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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