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무늬만' 초대형 바이아웃 펀드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좌), 헨리 크래비스 KKR 설립자

세계 기업 인수ㆍ합병(M&A) 시장을 장악했던 블랙스톤과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 등 초대형 바이아웃 펀드(buyout fund)들이 존재감을 상실했다. 사모펀드인 이들은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 헐값에 기업을 사들인 뒤 몸값을 올려 되파는 수법으로 큰 돈을 벌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M&A시장을 좌지우지하다시피 했다. M&A 먹이 감을 노리던 대형 바이아웃펀드들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본업인 기업 사냥 보다는 헤지펀드 또는 자산운용사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6일 전했다. 대형 사모펀드의 기업 사냥 부진은 바이아웃 펀드가 급속도로 증가한데다 금융 위기 이후 기업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기업 인수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 지난 1990년 60개에 불과했던 바이아웃 펀드는 470개로 늘어났다. M&A시장이 더 이상 몇몇 거대 바이아웃 펀드의 전유물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지난 2009년 3월 이후 S&P 500 지수가 거의 두 배 올라 인수대상 기업들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 반면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 기업들도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오르고 있고 외부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은 편이다. 거대 사모펀드들은 기업 M&A로만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처하자 부동산투자, 모태펀드(펀드 오브 펀드ㆍfund of funds) 등으로 헤지펀드 영역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KKK과 1위를 다투던 블랙스톤은 인도의 오피스 빌딩, 오레곤주의 노인시설 등을 운영해 기업 인수 합병에 얻는 수익의 두 배 이상을 올리고 있다. 블랙스톤의 최근 1년간 가장 큰 거래는 오스트렐리아의 센트로프로퍼티 그룹부터 94억 달러에 593 US 쇼핑센터를 매입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최대의 부동산 거래로 알려져 있다. 반면 블랙스톤은 올해 1ㆍ4분기중 단지 5억5,0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거래만 했을 뿐이다. 외환은행 인수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칼라일 그룹은 펀드 모태펀드와 헤지펀드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칼라일의 공동설립자인 데이비드 루빈스타인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바이아웃 펀드에 투자하는 알파인베스트를 인수함으로써 모태 펀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다른 헤지펀드인 클레런 로드 에셋 메니지먼트의 인수도 추진 중이다. 루빈스타인은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자산운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의 사업영역을 늘리고, 관련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KKR은 공모주 인수, 사회간접자본 거래 투자, 헤지펀드 운영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상태다. KKR은 5,500마일의 연료 수송용 파이프라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확대를 위해 최근 골드만삭스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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