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 기름값 상승의 패러독스

유류비 증가로 3분기 실적 악화 우려속 지분 투자 S-OIL서 수백억 배당금 챙겨


대한항공이 기름 값 상승 때문에 울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항공유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지만 S-OIL에 투자한 지분 배당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서다. 지난 5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객은 괜찮다. 기름 값이 올라서 걱정"이라며 3ㆍ4분기 실적악화를 우려했다. 항공사 최대 성수기를 맞아 여객수요가 늘어 총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유류비용증가로 수익성이 줄어든 점을 말한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ㆍ4분기 유가 영향으로 19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ㆍ4분기에는 3,940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항공유 가격이 1년 만에 약 34% 급등한 점이 수익성 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 7월 지분 투자한 S-OIL에서 약 4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금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S-OIL의 2대주주인 한진에너지의 지분 82.5%를 가지고 있다. 조 회장은 2007년 4월 S-OIL의 자사주 지분인수를 추진해 한진에너지를 통해 전체 28%에 해당하는 약 3,198만주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으로 마진폭이 늘면서 추가 배당도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는 국제유가가 상승할수록 정제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비용부담이 느는 항공사와는 정반대의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인수 직후인 2008년부터 1년에 1~2차례에 걸쳐 꾸준히 배당 수익을 받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당 2,500원의 배당을 받아 약 80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 2008년에는 주당 5,000원대의 배당으로 약 1,60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인수할 당시 주당 7만4,979원 이었던 S-OIL 주가가 지난 13일 종가 기준 10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어 시세차익만 약 8,600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투자 시세차익과 그동안 배당금을 통해 이미 투자원금 유지는 물론 유가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분을 상쇄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다만 대한항공이 이처럼 유가에 따른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타격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전체비용 가운데 유가 비중은 약 30~39%에 이른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S-OIL과 GSㆍSKㆍ현대 등 4대 정유사들과 연간 계약을 통해 항공유를 공급 받고 있으며 연간 약 3,300만배럴의 항공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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