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원유시장 '유코스 향방' 촉각

파산땐 체납세금 못받고 2만명 실직등 부담 많아<br>親푸틴기업서 인수 가능성…최악 상황까지 안갈듯

세계 석유시장이 러시아 석유회사인 유코스의 처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유가가 28일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유코스의 석유생산 중단 방침이 알려지면서 수급불안 우려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유코스의 하루 석유생산량은 170만배럴로 전세계 생산량의 2%에 달한다. 유코스는 생산량 가운데 절반은 해외로 수출한다. 하루 85만배럴 정도면 예전에는 국제원유가격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설비를 완전가동해도 국제원유시장이 수급불균형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얼마든지 증산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최근 3개월간 추가로 생산한 물량이 하루 100만배럴정도다. 때문에 유코스가 생산을 중단할 경우 사우디의 증산조치는 수급안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러시아 정부가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회장을 사기와 탈세혐의로 구속하면서 유코스 사태는 시작됐다. 호도르코프스키가 푸틴 대통령에 맞선 죄로 구속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 5월 유코스에 2000년 탈루세금 34억달러를 추징하도록 선고했다. 지난해까지의 세금 탈루액을 포함할 경우 세금추징규모는 100억달러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는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유코스의 자산에 대해 동결조치를 내렸다. 유코스가 세금분할납부계획을 밝혔지만 이제는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코스가 28일 앞으로 2~3일 안에 석유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선언한 것도 러시아 정부를 압박해 타협점을 찾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러시아 정부는 유코스의 핵심 자회사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 매각작업을 추진중이다. 유코스는 정부가 자회사를 강제 매각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간스크네프테가즈 매각이 끝날 때까지는 유코스가 파산을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석유생산이 중단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코스가 파산하면 러시아 정부는 체납된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된다. 또 2만명이나 되는 유코스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기 때문에 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기업인들에 유코스가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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