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너지절약] 에너지 절약없이 경제발전 없다

[에너지절약] 에너지 절약없이 경제발전 없다에너지 사용량, 소비증가율 선진국 제치고 1,2위권 차량 운행을 줄이고 형광등 스위치 하나를 내리는 것은 단순히 가계비 절감에 국한되지 않는다. 엄청난 경제적이익이 에너지 절약에 달려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에너지를 수입하는데 들인 비용은 228억달러. 이를 10% 절감한다고 가정할때 22억8,000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 이만한 돈을 벌어들이려면 어떤 제품을 얼마나 팔아야 할까. 자동차를 연간 500만대가량 해외에 내다 팔아야 이만한 순수익을 거둘 수 있다. 올해 자동차업계의 수출목표 약 200여만대를 다 채워도 순수익은 10억달러 수준을 밑돈다. 에너지 절약의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대변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절감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 사용이 줄면 해마다 수조원씩 들어가는 발전소 건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차량운행이 줄면 교통정체가 줄어들고 기업과 가계의 생산성도 그만큼 올라간다. 오염물질 배출 감소, 환경 정화 비용 등까지 감안하면 에너지 절약의 부가가치는 가늠하기도 어려워진다. ◇에너지 과소비, 세계 1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3.93TOE(원유환산단위). 일본·프랑스보다 조금 낮고 미국의 절반수준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규모와 비교한 상대평가에서는 우리의 사용량이 가장 많다.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당 에너지 소비량이 일본의 2.27배 많다.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풍족하게 사용한다는 미국에 비해서도 1.37배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가난하면서도 부자보다 훨씬 많이 쓴다는 얘기다. 에너지 사용 절대량부터 많다.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약 200만 배럴. 이는 장충체육관을 5번 채우고도 남는 규모다. 일일 석유 소비량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러시아의 순서. 그 다음이 우리나라로 세계 6위다. 우리와 인구가 비슷한 선진국가나 수억 인구를 갖고 있는 나라들보다 절대 사용량이 많다. 특히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이같은 소비 구조를 갖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를 통틀어 우리나라 밖에 없다. 해외 의존비율은 86%인 일본이나 자급자족이 가능한 영국도 한 겨울에 실내 난방하기 보다는 두툼한 옷을 껴 입고 지내는게 보통이다. 에너지 소비 증가율도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0년대중 평균 경제성장율은 6.3%.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평균 10%대로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저가격·과소비 시대는 갔다= 에너지 과소비를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낮았기 때문. 에너지 요금은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에너지과소비형 구조가 깨어진다. 발전·가스사업 민영화로 외국계 메이저가 전력공급자로 시장에 끼어들 때 정책적으로 낮게 책정했던 에너지요금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정부는 에너지 가격체제를 크게 개편할 계획이다. 주로 수송용 에너지 가격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과 가정용의 인상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업들의 경영 여건도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제품 원가상승도 불가피하다. 기업들로서는 생존을 위해 절약을 강요당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가 에너지 요금을 올린 것은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고 과소비 구조를 개선키 위해서다. ◇에너지 절약없이 경제 발전 없다= 정부가 에너지 관련 세제까지 고쳐가며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나선 것은 「저원가 에너지 공급-원가 절감-경쟁력 향상」이라는 과거의 등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99년초까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감산 조치로 30달러대로 급등, 경제 전반에 주름살이 깊어진 것도 에너지 절약이 절대절명의 과제로 부각된 배경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원가부담을 가중시켜 경쟁력이 약화되고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국제수지가 악화되며 종국에는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국민경제 전체를 멍들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 무역수지가 당초 흑자목표치 예상을 훨씬 밑도는 국제수지 불안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은 가장 확실한 무역수지 방어를 위한 정책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연간 무역수지는 10억달러가 감소한다. 소비자물가는 0.1~0.17의 인상요인을 안게 된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전망치를 당초 120억달러에서 100억달러선으로 내려 잡은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절약 운동이 효과를 거둘 경우 당초 목표치 120억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환경 투자국만 살아남는다= 환경 문제도 에너지 절약을 강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세계 11위 수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의 배기물질 감축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선진국들의 감축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변화협약의 주 타깃은 에너지 사용규제.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이 화석에너지 사용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의 배기물질 감축의무안을 받아들여 오는 2010년 배출량을 95년 수준으로 동결할 경우 국민총생산(GNP)가 연평균 14.5%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에 투자한 기업과 국가만이 살아남은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국가간에도 온실가스 배출권리를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선진국 의무가 시작되는 2010년부터 거래될 온실가스는 약 10억탄소탄. 금액으로는 200억달러에 해당되는 새로운 시장이 탄생한다. 에너지 절약 자체가 경쟁력인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민관합동 절약 운동 전개= 정부는 에너지가격 체제 개편을 통해 절약을 유도하는 한편 민간 주도의 절약분위기 확산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고효율 에너지 기기를 확산하고 환경친화적 에너지 사용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NGO등 범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시민운동을 병행한다는 것. 지난 6월 출범한 에너지절약 시민연대는 전국적인 시민자발적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에너지 소비가 일본과 영국 수준으로만 떨어지면 연간 수백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입력시간 2000/07/03 17:5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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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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