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리도 고성장-저물가" 기대감 고조

민간硏들 '한국판 新경제' 연구 바람한국도 미국처럼 장기호황에도 불구하고 낮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한국판 신경제」가 가능할까.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인한 미국의 신경제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한국에도 신경제가 가능할지에 대한 연구보고서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난해 10%의 고성장에 1%대의 물가상승률이라는 놀랄만한 결과를 이뤄냈고 정부가 최근 앞으로도 6%대의 고성장에 3%대의 물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이같은 사실에 더해 생산성을 급격히 향상시키는 정보통신의 열풍이 더해지면서 한국판 신경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아직 신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없고 한국판 신경제가 「아직은 멀었다」면서도 한국이 미국과 같은 신경제로 가기 위한 과제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경제를 왜「신경제」라고 부르나=미국경제는 과거에도 장기호황을 경험했다. 그런데도 최근 경제를 신경제라고 부르는 것은 호황말기에 으레 나타나는 인플레 현상을 억제,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확장이 지속됐던 91년 1·4분기부터 99년 3·4분기까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에 불과했다. 이것은 75년부터 80년대에 있었던 장기호황의 평균소비자물가상승률이 8.3%였던 것에 비하면 3배나 낮은 수준이다. 물론 60년대 장기호황 국면의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로 지금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경제는 확장국면의 마지막 2년인 68년과 69년에 물가상승률이 4~5%대로 높아졌던 것에 비해 아직까지도 2%대의 물가상승률과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과 다른 차이가 있다. ◇지식기반산업의 확대=대우경제연구소는 정보통신 산업을 비롯한 지식기반산업은 신경제의 필요조건이라며 미국이 신경제가 가능한 것은 투자, 특히 컴퓨터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터넷 등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기업환경이 개선된데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80년대 중반이후 활발한 연구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와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93~98년중에 미국은 정보통신산업에 전체 설비투자의 30%를 넘는 투자를 했지만 우리나라는 93~95년까지 10.4%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또 우리의 연구개발 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투자가 질적으로 떨어졌고 산업구조측면에서도 고도첨단산업의 발달이 산업전반에 확산되는 효과가 적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소도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다른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도 일반 기업들이 생산, 마케팅, 유통, 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구조개혁=신경제가 이룩되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구조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핵심 과제다. 구조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성장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기업경영측면에서 볼 때 생산공정의 효율성, 기업의 소비자 만족도, 경영능력 등에서 우리 기업들은 선진국들에 비해서 크게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경영 효율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서만 세계수준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효율적인 자본시장과 자산가격 안정=미국의 신경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이자 가계의 투자처인 주식시장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역시 코스닥시장과 벤처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직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토양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정보화 투명성 결여로 주식시장이 투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벤처기업들에 대한 정보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반 제조업체들도 은행 대출보다는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를 위한 수익경영과 투명성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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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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