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농어촌은 어렵다. 농어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도농간의 소득격차 확대, 그리고 농산물 시장의 대외개방에 따른 값싼 외국산 농수산물의 국내유입 등은 우리 농어촌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농가소득?지난 94년 도시 가구 수준에 거의 육박하다가 2002년에는 약 70%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현재의 어려운 농어촌 경제가 단시일 내에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이나 농어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결국 우리 농어촌도 개방화 시대 흐름에 따른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에 맞춰 관광 등 농ㆍ어업 이외의 분야에도 눈을 돌려 농어촌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가 아닌가 싶다.
때마침 오는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주5일 근무제의 가장 큰 의미는 국민의 여가시간 증가, 삶의 질 향상과 함께 활발한 여가활동이 지역경제, 즉 농어촌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에 관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향후 5년간 국내여행 수요가 연평균 4,500만명 증가하고 관광지출은 연평균 약 2조원, 고용효과는 연평균 12만5,000명으로 전망되는 등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2003년 3일 연휴인 체육의 날에 약 5,500억엔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농어촌이 고스란히 누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관계기관ㆍ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역주민이 힘을 합쳐 내 고장 내 마을로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국내 관광여건은 고속철도ㆍ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고 각 지자체가 농어촌 전통테마마을, 어촌마을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리고 자연체험학습ㆍ농작물수확체험ㆍ환경체험 등 다양한 관광프로그램 개발과?아울?드라마ㆍ영화촬영 명소 등 테마관광지 홍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이 농어촌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지난 한해에만 약 30억달러의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이 해외여행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내 나라 구석구석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조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다. 관심과 눈을 안으로 돌려 우리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느끼며, 우리의 고향이 풍성한 인심을 찾아온 여행객으로 붐비는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유 건<한국관광공사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