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자유주의 실패의 대안은 '국가'

국가의 역할<br>장하준 지음.부ㆍ키 펴냄


전 세계 경제의 주류로 자리잡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21세기 현재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경제학 담론이자 정치 권력의 이론적 바탕이 된 이 '신자유주의'를 두고 한 편에서는 찬사를 보내고 또 한 편에서는 처절한 반대의 목소리가 펼친다. 도대체 '신자유주의'가 무엇이기에 열광적 지지와 지탄을 동시에 받을까.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의 '국가의 역할'은 신자유주의를 해부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 책이다. '국가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으면 시장은 스스로 알아서 합리적으로 잘 굴러가기 마련'이라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외침에 장 교수는 일침을 가한다. 그는 세계 1인당 소득은 1960~1980년 사이 3.1% 증가했지만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룬 1980~2000년 사이에는 오히려 2% 증가에 그쳤다는 자료를 내민다. 같은 기간 중 개발도상국의 소득 증가율은 3%에서 1%로 떨어졌는데 그나마 신자유주의의 영향권에 벗어난 중국과 인도의 성장이 없었다면 증가율은 더 낮아졌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이쯤 되면 최근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에서 반(反)세계화 시위가 발생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장 교수는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라'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가장 끔찍한 실패는 신자유주의자가 그토록 원하는 경제 성장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대안으로 1980년대 이전 개발도상국이 추진했던 '수입 대체 산업화 정책'이나 한국ㆍ일본ㆍ타이완 등의 '동아시아 모델', 중국의 독특한 '자본주의ㆍ사회주의 혼합 체제'에 눈길을 둔다.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저자는 오히려 적극적인 참여를 권한다. 국가가 '기업가 정신'을 갖고 시장에 개입해 '발전'과 '진보'를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003년 영어로 출간된 것을 번역했다. 원제는 'Globalization, Economic Development, and the Role of the 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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