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KT, "휴대폰 팔아 1조원 번다"

KT가 올해 휴대폰 재판매로 1조원을 벌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업인 유선통신 부문이 수익성 악화로 성장 정체를 겪는 가운데, 자회사인 KTF 휴대폰을 팔아서 매출을 높이겠다는 고육지책이다.그러나 `유선통신업계의 지존` KT가 이동통신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가자 KTF를 제외한 이통업체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2004년 경영계획에서 올해 KTF의 휴대폰 판매사업으로 100만 명의 가입자를 새로 유치, 9,66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보다 34.9% 상향된 목표로, 전체 매출의 9%에 이른다. KT의 이 같은 행보는 이동통신 시장이 커지면서 유선통신부분의 매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KT는 지난해 SK텔레콤 보다 2조원 많은 11조5,74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당기순익은 8,29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텔레콤(1조9,428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KT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각종 전화 요금을 현실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하반기 중 착·발신이 가능한 인터넷 전화가 등장하고 시내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까지 전국으로 확대되면 유선부문 매출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KTF 휴대폰 판매를 통한 매출은 2001년 5,121억원, 2002년 6,366억원, 지난해 7,16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휴대폰 판매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번호이동성제도로 인해 업체간 고객 이동이 활발한 지금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 경쟁 이통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번호이동가입자 유치경쟁에서 우리가 밀리는 이유는 KT의 휴대폰 영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도 “우리 고객을 빼가는 최대 경쟁자는 KT”라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번호이동가입자 3명중 1명은 KT가 판매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번호이동성 마케팅에 전력투구 중인 KTF는 KT의 영업력 확대를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KTF 전체 가입자(1,044만명)중 15%인 156만명이 KT를 통한 가입자”라며 “KTF의 독자 생존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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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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