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과 골프=미국에서 학창시절 운동선수로 활동한다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학업에 충실하지 못한 학생은 운동선수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준 학점을 취득하지 못하면 선수자격을 박탈당한다. 따라서 미국의 골프선수들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정규수업을 충실히 받으면서 방과후 운동에 전념한다. 우리와는 상황이 정반대다. 통산 60승을 기록한 박지은(20·그레이스 박)은 이런 점에서 국내 주니어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업을 내팽겨치고 오로지 골프에만 매달리는 파행적인 국내 골프교육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골프가 상급학교의 진학수단으로 변질되면서 무분별한 골프교육이 과열되고 있는 것도 개선해야할 대목이다. 「머리(정신)」는 없고 「몸통(육체)」만 키우는 한국골프교육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연간 수천만원의 사교육비 문제=프로를 꿈꾸는 주니어선수들의 교육비는 월평균 400만원대다.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이 든다. 대부분 개인레슨에 의존하고 있다. 전담레슨 코치를 두는 경우 지명도에 따라 100만~400만원의 레슨비를 내야한다. 1주일에 최소 3회 정도의 라운드를 한다고 가정할 때 1회당 그린피와 캐디피를 포함해 약 13만~18만원선이다. 라운드비용만도 월 150만원 가량이 든다. 단순히 레슨비와 라운드비용만을 계산하더라도 연간 3,500만~5,000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국내 기후여건상 겨울철 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경우 1개월에 300만~600만원의 비용과 각종대회 출전비용 및 용품구입비까지 합하면 사교육비의 부담은 최대 연간 1억원에 달하는게 국내의 현실이다. 이같은 고비용의 문제는 오직 대회입상을 위한 기술연마에만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골프스쿨 양성시급=현재 국내 골프스쿨은 걸음마 단계다. 이번 US아마골프챔피언십 준우승자 김성윤이 소속해 있는 프로골퍼 김승학씨가 운영하는 KGM과 임진한 골프트레이닝센터(LGTC), 편무진의 편골프뱅크, 안양베네스트골프스쿨 등 4개소를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KGM만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을 뿐 나머지는 1~2년째 접어드는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편골프뱅크의 경우엔 올해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 골프스쿨은 비록 역사는 짧지만 그동안 주먹구구식의 골프교육에서 탈피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통해 선수를 육성발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하지만 이들 스쿨은 개별단위에서 그룹단위로 외형적인 모양새는 갖췄으나 진정한 의미의 스쿨(SCHOOL)개념을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최창호기자CH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