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혹한·中 에너지 사재기 겹쳐, 바다도 '교통체증'

濠 석탄 수송 화물선 북적 평균 27.5일 대기해야<br>물동량 증가에 운임 뛰어 해운회사들은 '웃음꽃'


북반구를 강타한 혹한에다 중국의 에너지 사냥이 겹치면서 해상 교통체증이라는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의 달림플 만(灣)에는 호주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싣기 위해 화물선 수백 척이 해상에 대기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글로벌포트는 가장 큰 규모의 화물선인 케이프급 벌크선 172척이 떠 있으며 평균 대기시간은 27.5일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보다 작은 벌크선도 수십 척이 몰려 있다. 글로벌포트 이사인 사이먼 프랜시스는 "매년 겨울철이면 호주 해안에 석탄을 싣기 위한 화물선이 북적거렸지만 올해는 체증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서치 업체인 SSY의 드레그 랭스턴 이사는 "중국의 석탄ㆍ철광석 사재기에다 북반구의 추위로 석탄 수요가 겹치면서 호주의 해상 교통체증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석탄과 철광석을 중국까지 실어와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중국도 혹한으로 산업설비가 곳곳에서 멈춰서며 칭다오ㆍ카오페이단 등 주요 항만에는 짐을 부리지 못한 배 35척이 해상에 정박해 있다. 지난해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화물선 선사들도 혹한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난방유ㆍ석탄 등 연료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운임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펜하겐 해운회사인 톰사의 부사장 안데르스 엥그홀름은 "사업 측면에서 혹한은 매우 좋은 것"이라며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의 투자은행(IB)인 댈먼로즈는 유럽과 미국을 오가는 중간 규모의 탱커를 빌리려면 하루 1만8,582달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운임은 탱커 공급과잉과 에너지 소비 감소로 지난해에는 2,500달러까지 추락했다. 특히 같은 크기라도 쇄빙선은 하루 5,000달러의 웃돈을 줘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공급과잉으로 해운사의 호황은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운임회복 추세를 타고 새로 건조되거나 개조된 케이프급 벌크선이 최근 6개월간 100척에 이르기 때문이다. 파라곤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보두로글루는 "당분간 화물선 보유량이 현재의 과잉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