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부터 한국인의 미국 비자 신청시 인터뷰 면제 대상이 대폭 축소되고 오는 8월말부터는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모든 한국인들은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지문 스캔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또 전화로 하던 기존의 비이민 미국 비자 인터뷰 예약을 폐지하고 인터넷으로만예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버나드 알터 주한 미대사관 총영사는 30일 오전 서울 남영동 미대사관 공보과자료정보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인 대상 비이민 미국비자 신청자에 대해 실시해 오고 있는 대부분의 인터뷰 면제 프로그램이 8월 1일자로 폐지되고 2일부터 비이민 비자 인터뷰에 대한 새로운 요건이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이민 미국비자 신청시 인터뷰 면제 대상은 ▲부모 중 한 명이 미국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만 14세 미만 또는 만 80세 이상 신청자 ▲한국정부 직원으로외교 및 관용여권 소지 신청자와 동반가족으로 대폭 축소된다.
현재는 만 55세 이상 및 16세 미만 신청자 등이 인터뷰 면제 대상이다.
2003년 7월 이전에는 미국 비이민 비자 신청자의 35%만이 주한 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했지만 이후 각종 면제 프로그램이 종결됨에 따라 65%선까지 높아졌다가 이번 조치로 인해 인터뷰 대상자는 비이민 신청자의 95%로 껑충 뛰게 됐다.
알터 총영사는 "9.11 이후 국가안보의 중요성으로 인해 이 같은 비자요건을 내놓게 됐다"며 "이 같은 정책은 한국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터뷰 면제 대상자의 축소로 인해 인터뷰 및 비자발급 기간이 더욱 지체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알터 총영사는 "내년 1월까지 인터뷰 창구를 3개 더 늘리고 직원도 추가로 고용할 계획으로, 현재 인터뷰 뒤 5일 정도의 비자발급 기간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8월말부터 이민, 비이민을 막론하고 미국 비자를 신청한 모든 한국인들은 인터뷰를 하기 전에 주한 미대사관에서 지문 스캔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 지문은 미국 본국으로 넘겨져 범죄 리스트 포함 여부를 대조받게 되며 이상이 없을 시 인터뷰를 통해 비자가 발급된다.
이에 따라 미국을 방문하려는 한국인은 비자를 신청할 때 지문을 미국측에 넘기게 되고, 미국에 입국할 때에도 이에 대한 대조작업을 받게 된다.
알터 총영사는 "인터뷰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지문 스캔을 시작하는 나라 중 한국이 가장 늦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미 대사관측은 또 8월 22일 이전에 인터뷰를 희망하는 신청자에 한해 전화 예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그 이후 인터뷰 희망자부터는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비자정보 인터넷 서비스'를 이날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예약은 신청자가 해당 사이트(www.us-visaservices.com)에 접속한 뒤 PIN(개인고유번호)을 입력하고 미국 방문 목적과 개인신상정보, 인터뷰 희망일자와 시간 등을 신청자가 직접 입력하면 된다. PIN은 해당 사이트에서 1만2천원에 구입해야하며 한 번 구입으로 신청자를 포함해 직계가족 5명까지 동시예약이 가능하다.
알터 총영사는 "인터넷 예약은 비자 인터뷰 과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한 것으로 전세계에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며 "시스템 개발 민간업체의 사이트 관리비용 등 운영비를 감안해 적정한 비용을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서비스에서 번역상 문제로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며 아직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을 가동 중임을 인정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내 불법이민자가 많은데다 비자거부율이 5%대로, 비자면제 대상국인 3% 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9.11 이후로는 어느 나라든지 면제대상국이 되기란 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