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은 상당수 정규직과 동일한직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일부 직종의 경우 임금이 정규직의 50% 수준에 머무는 등근무여건이 열악한 실정이다.
근무여건은 근무부처나 직종 등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1월공공부문의 20개 직종을 대상으로 1개씩의 기관을 선정, 해당 근로자에 대한 인터뷰등을 통해 조사한 `주요 직종 비정규직 근로 실태'는 다음과 같다.
◇상시위탁집배원 =
97년 경제위기 이후 구조개혁에 따라 집배원 정원은 98년 9천914명에서 2002년 8천232명으로 감소한 반면 비정규직은 1천830명에서 4천106명으로 급증했다.
서울 Y우체국의 경우 정규직 집배원은 108명, 상시위탁집배원은 37명이며, 상시위탁집배원은 1년 계약직이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재계약 권리를 보장받고있다.
이들의 근무시간은 계약서상 오전 8시 출근이지만 오전 7시 출근, 빠른 우편이나 등기, 소포 등을 배달구역 순회경로 별로 분류한 뒤 오전 9시30분께부터 하루 약700가구에 우편물을 배달한다.
배달업무 후에는 오후 3∼4시께 우체국으로 돌아와 다음날 우편물을 순회경로별로 다시 분류하는 작업을 한 뒤 평소 오후 5∼6시께 퇴근하며, 매월 15∼25일에는우편물 폭주로 인해 오후 9시를 전후해서야 퇴근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과거에는 정규직보다 쉬운 업무를 배정받고 업무량도 적었지만최근에는 정규직에 결원이 생기면 상시위탁집배원이 그대로 담당하는 등 거의 차이가 없으며, 자격요건도 비슷하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기본급은 정규직의 98.7%로 별 차이가 없는 데 반해 정근수당이나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을 받지 못해 실제 월평균 고정급은 정규직의 79.7%로,35만∼40만원 적다.
◇가로환경미화원 =
B시의 경우 `일용 잡급'으로 근무중인 환경미화원은 가로청소 미화원 224명과 재활용 선별원 34명, 무단투기물 민원을 처리하는 환경기동반 28명 등으로, 가로청소미화원의 평균연령은 55∼56세, 평균근속기간은 8년 정도다.
미화원 사이에는 근속기간 별로 월 2만원 내외의 차이가 날 뿐이며, 월차수당이지급되지만 교대자가 없어 월차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토.일요일과 명절 등휴일에도 시간외 근로수당이 지급되지만 오전 근무를 해야 하며, 이 외의 근무는 통상근로의 개념으로 생각되고 있다.
기타 일용직과는 달리 정년이 보장되고 4대보험이 적용되며, 퇴직금과 정년수당(200%)이 지급된다. 임금은 이 시의 경우 근속 8년차를 기준으로 3천200만원 정도이지만 정규직화된 곳과 용역을 활용하는 자치단체간의 차이가 커 평균 1천600만∼2천6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용역업체가 많이 생기면서 몇몇 자치단체가 비용경감 등을 이유로 용역업체에 업무를 이양해 가고 있는 데다 장비화가 진행됨에 따라 충원계획이 없고 오히려 줄여가는 추세여서 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사무보조원 =
중앙행정기관 전체 비정규직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사무보조원의 업무는 워드작업 등 단순 사무보조업무이지만 근무시간은 다른 공무원들과 같다.
채용은 주로 각 실.국에 위임돼 있고, 임금은 정부의 예산단가지침에 따라 일용직 근로자 수준인 하루 2만5천∼3만원에 월차유급, 주휴유급, 야간근로수당 등 법정수당과 퇴직금이 지급된다. 별도의 상여금은 지급되지 않고, 산재보험을 제외한 3대보험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과거 사무보조원으로 있다 채용되는 경우가 있었던 기능직 10급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행자부 기능직 10급 2호봉의 연봉은 1천458만원, 3호봉은 1천715만원이지만 일용직은 모든 연차에서 1천52만원으로, 2년 정도 경력의 경우 기능직보다 연간 400만원 가량 적다.
◇기타 직종 =
교육부문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전업시간강사가 77만8천원,비전업시간강사는 41만7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와 같은 체계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지만 10호봉까지 상한호봉이 적용돼 이후 호봉인상분이나 연말성과급은 받지 못한다.
노동부 직업상담원 전임 3호봉의 월평균 임금(142만8천원)은 공무원 9급 3호봉(151만6천원)의 94%로 비슷하지만 한 은행에서 입.출금 업무를 담당하는 창구텔러는정규직 초임호봉(연2천533만원)의 5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