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朴-孫 상임위서 정책 맞대결 시동

여야 유력 대권주자 재정위 첫 만남… 공격 피한채 복지 등 소신 밝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라이벌이 될 수 있는 박근혜(오른쪽)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현재 여야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처음 마주 앉아 경제정책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 4ㆍ27 재보선으로 원내에 입성해 기재위행을 택한 손 대표가 이날 기재위에 처음 참석하면서 지난해 8월부터 기재위원으로 활동해온 박 전 대표와 만나게 된 것. 두 사람은 이날 서로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각자 복지를 화두로 한 경제정책을 제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두 사람을 모두 '대표님'으로 부르며 "조언에 감사한다. 명심하겠다"고 예우했다. 박 전 대표는 "4대 보험 사각지대 해소가 어떤 복지정책보다 사회안전망 측면에서 우선시돼야 한다"면서 "4대 보험 중 한 곳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가 382만명에 달하고 대부분 비정규직 근로자와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세사업주와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부담을 소득에 따라 최고 절반까지 차등 경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이 "사회보험료 지원에는 상당한 재정이 투입된다"고 지적하자 박 전대표는 "설계를 잘하면 (오히려) 보험재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고용증대 세액공제는 (법인세를 낼 만큼) 이익을 내는 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가지만 사회보험료 지원은 (모든 기업의) 실질적 고용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낼) 액수를 따져보니 4,000억원인데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실시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 다음에 오제세 민주당,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진 뒤 마이크를 잡은 손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보다 자신의 경제정책 소신을 풀어놓았다. 그는 "장관도 첫 회의고 저도 첫 회의인 만큼 오늘은 소견을 말씀 드릴까 한다"면서 "민생은 정의와 복지 확대를 바탕으로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소득세ㆍ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하고 각종 비과세 감면을 전면 재검토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조세 공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작은 국가를 강조하지만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간섭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과거의 인식과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기재위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화제였다. 오전에 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손 대표에게 반박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자주 뵐 것이다. 같은 상임위에 계시니까"라며 말을 아꼈고 손 대표는 회의가 시작되기 전 박 전대표에게 다가가 "여기서 만나 뵙게 됐다"고 말하며 악수를 청했다. '학구파'에 속하는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발언 준비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손 대표는 오전회의 2시간 내내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자신의 발언을 고쳤다. 박 전 대표는 옆자리의 동료의원에게 대학 등록금과 관련한 정부 지원 추계치를 묻거나 4대 보험 사각지대 해소의 필요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