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위기, 지방정부로 '불똥'

캘리포니아주 자금 고갈 심각… 주지사, 70억弗 긴급 지원 요청<br>플로리다등 다른 주로도 재정난 급속 번져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 불똥이 마침내 지방정부로 튀었다. 국가로 치면 경제력면에서 전세계 8번째에 해당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극도의 자금 고갈 상태를 맞았다. 이 같은 사정은 플로리다, 네바다, 매사츄세츠, 오하이오 주 등 다른 주로도 급속히 번져 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에게 70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슈왈츠제네거 주지사는 이 편지에서 "캘리포니아 주의 신용경색이 심각하다"면서 "만약 자금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교사나 경찰, 소방수 등 공공서비스 부문에 대한 임금 지급이 중단된다"며 위기를 토로했다. LA에 소재한 밀켄 연구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가 버틸 수 재정 여력은 불과 2~3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는 보통 자금이 고갈될 10월쯤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충당해 쓰고 3~4개월 후부터 세입이 들어 오기 시작하면 이것으로 만기가 된 지방채를 순차적으로 상환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월가의 금융위기로 인해 국채는 물론 지방채 시장까지 완전 망가진 상태라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미국 정부의 예산 회기는 매년 9월에 끝나고 10월에 시작된다. 무디스의 재정담당 임원인 로버트 커터는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주와 달리 자체 예비예산을 운용하지 않는다"면서 "캘리포니아주가 올해 지방채 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하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미국내 다른 주도 캘리포니아 주와 마찬가지로 극도의 재정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네바다, 매사츄세츠, 오하이오 주 등도 재정이 고갈돼 자체 예비예산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FT는 전했다. 플로리다주는 올들어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서 최근 학교 건설을 위한 2억달러 규모의 지방채 발행에 실패했다. 뉴욕주도 최근에 간신히 6억5,000만달러의 채권발행에 성공했으나, 이는 수십년만에 처음 있은 일로 아주 이례적인 일로 기록됐다. 이는 12억달러규모의 비상 예산이 고갈된 데 따른 것이다. LA에 소재한 밀켄 연구소의 지역경제담당이사 로스 데볼은 "지방정부도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지속하는 한 일시적인 유동성 고갈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지금 상황은 미국 신용위기에 대한 또 하나의 경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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