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학습지 '비전 2002'/기고] 아이는 놀이로 배운다

아이는 신나게 놀며 자라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자란다. 놀이는 아이가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면서 배워 가는 중요한 방법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기쁨, 불안, 좌절,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고 정서적 갈등을 해소하게 된다.또 자신의 에너지와 창의성을 표현함으로써 가능성을 찾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가능한 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세상을 배워가는 학습과정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이런 놀이에 흥미를 갖는다. 걸음마 시기에는 까꿍놀이를 통해 눈 앞에 보이지 않아도 물체들이 계속 존재함을 배우고, 소꿉장난을 하면서 엄마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학교놀이를 하면서 글자나 숫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놀이에 목표가 정해지고 테스트가 더해질 때, 놀이는 스트레스가 된다. 그 결과 아이는 학습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스트레스가 학습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뇌 연구들을 통해 새삼 다시 증명되고 있다.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의 하부에 있는 아미그달라에서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온다. 그런데 코티솔이 많이 나오면 아이의 사고능력이 손상되어 집중이 어렵고 학습이 어려워진다. 여기에 스트레스가 더 더해지면 코티솔이 또 분비되어 학습이 계속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반대로 아이가 즐겁고 안전하게 느끼는 상황에서는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엔돌핀은 학습과 기억기능을 촉진하여 학습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뿐 아니라 통증도 감소시킨다. 따라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학습에 몰두해 있는 아이는 몸이 아픈 것도 잠시 잊을 정도가 된다. 또 다른 연구결과를 보면 어린 시절에 실컷 즐겁게 놀며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도 인생의 어려움을 잘 극복한다고 한다. 미국의 손더스라는 연구자에 따르면 '노는 것'과 인생의 여러 문제들에 '대처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동일한 기술을 요한다. 두 가지 모두 창의성과 꾸준함이 필요하고, 스스로 하고 싶어해야 하고, 행동을 취해야 하며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 시절 놀이를 통해 길러지는 창의성이 문제해결 능력과 관계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다양한 사고와 문제해결의 기술들을 연습하고 세상을 받아 들인다. 어른들의 눈에는 시시한 소꿉놀이와 엉뚱한 상상들이 실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춘 학습과 탐색의 과정이다. 아이들에게 즐겁게 놀면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연마하고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마련해주자. /장유경(한솔교육문화연구원 부원장ㆍUCLA 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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