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정동기 "하룻밤 더 생각"

청문회 준비 질문에 고개 끄덕<br>거취 둘러싸고 입장변화 조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1일 오후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쓰고 있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김주성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11일 여당에서조차 사퇴불가피론이 불거진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시시각각으로 미묘한 입장변화를 나타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무실과 통의동 사무실을 오가며 청문회 참여와 후보직 사퇴 여부, 사퇴 발표시기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청와대 및 지인들과 논의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정 후보자의 발언은 오전에는 '조기사퇴'쪽에 무게가 실렸다가 오후에는 '청문회 강행' 쪽으로 달라졌다. 정 후보자는 이날 통의동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이 아닌 자신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서초동 정부법무공단 사무실로 출근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을 위해 대치동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거취는) 아직 생각을 더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밤새 거취를 검토했음에도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날 새벽부터 자택 앞에 진을 치며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많이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라며 "필요하면 내가 (기자들에게) 연락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법무공단으로 출근한 뒤에도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거취와 관련, "금방 결정할 일이냐. 아직도 여전히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던 정 후보자의 입장은 이날 오후 청문회와 관련, "할 것은 하겠다"고 말하며 표변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또 '거취 결정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날에 이어 "조금 두고 보자"라며 여운을 남겼다. 정 후보자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그가 조기 사퇴할 경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 곧바로 야권의 공격이 집중될 수도 있다는 청와대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정 후보자를 둘러싼 당ㆍ청 갈등과 인사책임론 등의 후폭풍을 우려하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드린 말씀 이외에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오늘 청와대에서 정 후보자의 '정'자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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