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세대공감, 조용필 공연서 20~60대 하나돼 "오빠"

중장년 고달픈 삶 다룬 책<br>자녀세대서도 뜨거운 화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올해 문화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세대 공감'이다. 꽃할배의 예상을 벗어난 행동에 웃음보가 터졌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상실감과 외로움에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깊이 공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가왕의 공연장에선 젊은이들이 오빠를 외쳤으며, 공연장이나 영화관에선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젊은이들과 어울려 관람하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문화를 매개로 20대와 70대가 소통하고 공감하며 이해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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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눈길을 끈 문화 뉴스는 케이블 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후속작인 '꽃보다 누나'가 방영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꽃보다 할배'는 '꽃할배' '할류'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케이블채널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케이블 가입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고령화 사회의 흐름 속에서 70대는 물론 20~30대 젊은 층의 감각에도 어필했다는 평가다. '꽃할배'의 평균 나이는 74세. 이순재(78), 신구(77), 박근형(73), 백일섭(69) 등 네 명의 원로 배우들이 가감 없이 보여주는 좌충우돌 유럽 배낭여행기는 인위적인 웃음이나 설정에 질려 있던 시청자들에게 참신하게 다가왔다. 꽃할배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들이 잇따라 선보였고, 공중파 채널에선 꽃할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를 방영했다.

50~60대 중장년층의 고달픈 삶에 천착한 책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송호근 지음)'는 베이비부머 (1955~1963년생으로 715만명으로 추산)는 물론 그들의 자녀 세대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출판사 측은 "책의 주인공이자 당사자인 50대와 50대를 눈앞에 둔 40대말 연령층에서 70% 이상 구매했으며 특히 아버지에게 선물을 하거나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책을 읽는 20~30대 독자층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출판계에선 '오십의 발견' '인생 오십 남달리 살피고 사랑하라' 등 50대를 키워드로 내세운 책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조용필, 이문세, 들국화 등 50~60대 레전드급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오르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왕' 조용필이 야심차게 내놓은 '바운스'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세대를 불문하고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문세 역시 지난 6월 잠실 주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공연 '대한민국 이문세'를 가졌는데, 5만여명의 관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팬은 물론 20~30대 젊은 세대까지 공연장을 찾으며 세대 공감의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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