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강자의 프리미엄

제10보(175∼199)



이세돌은 노타임으로 흑75를 두었다. 이 수로 간단히 대마가 탈출한 모습이다.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공격하는 것은 흑2 이하 12로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백76은 일종의 암중모색. 던지지 않으려면 이런 식으로라도 뭔가 얽어 봐야 한다.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던지자니 아직은 좀 억울하거든요."(윤현석) 이세돌은 안전하게만 받고 있다. 흑85까지 마치 아마추어 초급자처럼 확실하게만 두고 있다. 백92는 던질 곳을 찾은 인상이다. 좌하귀를 보강해야 마땅한데 어차피 뒷맛이 나쁘므로 아예 손을 돌린 것. 흑93으로 먼저 이은 것은 팻감공방을 유리하게 하는 요령이다. 흑99를 보고 돌을 던졌다. 참고도2의 백1로 받아야 하는데 흑2면 일단 백 5점이 떨어진다. 백3으로 연결한다면 흑4, 6으로 좌하귀의 백대마가 전멸할 것이다. "원래 좌하귀는 백의 확정지였지 않은가. 이야마가 착각을 해서 패가 났는데 최선으로 두었더라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필자) "흑도 장담을 못하는 바둑이었어요. 흑이 아주 미세하게 앞섰지만 그 차이는 반집이나 1집반 정도였을 겁니다."(윤현석) "이야마의 착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필자) "뭐 해프닝이지요. 이세돌이 강자의 프리미엄을 누렸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야마는 상대가 세계랭킹 1위를 다투는 강자라는 사실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겠지요. 다른 상대와 두는 것보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갑절로 느껴지게 마련이지요."(윤현석) 돌아온 마왕 이세돌. 그의 이름이 주는 압박감이 21세의 이야마에게 너무도 무거웠던 모양이다. (97…94의 위. 99…94) 199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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