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반발 거세지는 보험정보원 설립

생·손보협회 "정보수집 업무 꼼수 이관 말라"<br>정보관리 문제 없었는데…<br>법 개정 없이 행정지도 통해 보험개발원 떠안기기 시도<br>"금융위 제식구 챙기기" 반발


금융위원회가 최근 보험정보관리 일원화를 목적으로 보험정보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보험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생ㆍ손보협회는 보험 사고와 계약 정보를, 보험개발원은 보험금지급정보를 갖고 있는데 사고 및 계약 정보까지 모두 보험개발원에서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금융 당국의 복안이다. 보험정보의 체계적 관리와 보안 강화 차원에서 정보수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것.

하지만 협회는 별 탈 없이 수행해온 정보 수입 업무를 놓게 되는 것이라고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일 추진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보험개발원의 보험정보원으로 개편'을 뼈대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 행정지도를 통해 협회의 정보 수집 업무를 보험개발원으로 넘기려 한다는 얘기다. 일종의 꼼수라는 뜻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금융위가 관련법 개정 대신 행정지도로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이관 추진에 근거 부족 반발=보험 정보 관리 이슈가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금융위는 보험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이 미비했던 2000년대 초반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도록 해석되면서 보험정보의 활용과 보호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런 큰 틀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서 보험정보를 모아왔던 협회의 업무 이관도 영점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시스템 구축에 140억원을 투자한 양 협회는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보험정보가 그간 나눠져 관리돼왔지만 업무 협조가 잘 됐고 보험개발원으로 정보 일원화가 된다 해서 정보 이용의 효율성과 보안이 강화될 것이라는 근거도 부실하다는 것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잘 하고 있는 업무를 떼 요율산출기관인 보험개발원에 주려면 기대 효과가 분명해야 한다"며 "금융위의 보험개발원 챙기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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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대신 행정지도로 가능한가에 이견=협회는 금융위가 보험업법 개정 작업에 난항이 예상됨에 따라 행정지도라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당시 보험정보원 설립 이슈가 국회에서 불거졌고 상당수 의원들이 여기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회 측은 과거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협회의 정보수집 업무에 손을 들어준 적도 있는데 얼굴색을 바꿔 행정지도로 대충 넘어가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리하면 금융위는 보험정보원 설립이 행정지도로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협회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관료들의 재취업 자리를 마련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양 협회가 보험정보를 관리하면 보험사 등 업계 이익만을 대변할 위험성도 있다"며 "21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더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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