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데이콤 “파워콤 인수는 새옹지마”

리스크 컸던 인수결정, 지금은 ‘통신3강’ 견인차<BR>파워콤 초고속 시장 진출땐 시너지 극대화 기대

데이콤 임직원들은 요즘 파워콤 얘기만 나오면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 2002년말 인수 당시만 해도 큰 부담으로 여겨졌던 파워콤이 지금은 데이콤의 영광을 되찾아줄 효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콤 주가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10,000원선까지 근접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파워콤과의 합병 기대감이 수그러들며 상승세가 다소 꺾이긴 했어도 여전히 강세다. 이는 파워콤이 데이콤의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T에 버금가는 전국망을 보유한 파워콤이 그저 그런 통신회사에 불과했던 데이콤을 일약 ‘통신 3강’ 중 하나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년 전의 분위기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워콤 인수를 강행했던 박운서 전 데이콤 회장조차 인수가 결정된 직후 “상당히 무리했다”고 털어 놓았을 정도였다. 파워콤의 경영권 인수에 투입한 자금이 데이콤 시가총액보다도 훨씬 많은 8,190억원이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내부에서는 “그 정도 돈이면 직접 망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파워콤쪽의 반발도 극심했다. 파워콤 노조는 “데이콤이 자사 구조조정을 위해 파워콤을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며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서도 시너지는커녕 출혈경쟁만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2년 동안 힘들게 벌어들인 돈으로 인수대금을 완납한 데이콤은 이제 ‘부활’의 준비가 끝났다며 의기양양한 표정이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파워콤 인수가 잘못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며 “‘인프라를 갖고 있으면 망하지 않는다’던 박 전 회장의 주장이 옳았다”고 말했다. 파워콤 인수 당시에는 막연하기만 했던 ‘시너지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파워랜(광랜)’이다. 데이콤은 예전 같으면 투자비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을 광랜 사업을 파워콤의 ‘망 파워’를 앞세워 벌써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파워콤이 가정용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진출하는 오는 7월부터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강한 견제를 보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기업시장에서 데이콤이 갖고 있던 강점과 영업력이 파워콤의 망 경쟁력과 최상의 궁합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콤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분간은 기초체력이 튼튼한 파워콤을 전면에 내세우고 데이콤은 체력을 좀더 보강한 뒤 본격적인 시장 협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워콤의 한 관계자도 “3년내 100만 가입자를 확보해 다가오는 광대역통합망(BcN)과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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