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간경제지인 동양경제(東洋經濟)는 최신호(22일자)에서 FRB 앨런 그리스펀 의장에 대한 시장의 과잉반응 때문에 증시가 계속 부풀어 오르는 「거품」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금리인상을 통해 경제 성장속도를 늦추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그린스펀의 의도는 「인플레 없는 고성장」이라는 장밋빛 낙관으로 변질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도 20일 그린스펀이 그동안 완벽한 미국 경제의 조정사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많은 미국인들은 FRB의 금리인상을 성장 둔화의 사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이 이끌어온 최장기 호황 경제를 누린 미국인들은 이제 얼마간의 금리 인상이 성장일로에 놓인 경제흐름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WSJ은 미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면서도 실제 시장에 대해선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그린스펀을 가리켜 「자신의 성공의 희생자」라고 칭했다.
「그린스펀 버블」에 따른 미국의 증시 과열은 오는 22일 열릴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연석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회담 개최국인 일본의 총리실 고위 관리는 『미 증시의 모순점은 FRB의장이 너무 일을 잘하기 때문에 시장은 경제가 잘못될리 없다고 믿고 오히려 그를 무시한다는 것』이라며 『22일에는 미 증시의 거품이 주요 의제로 거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언제고 미 증시가 FRB의 조정을 받아 가라앉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에선 FRB가 시장의 불감증에 대응해 한층 과감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