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레이크사이드CC에서 열린 제1회 바이코리아여자오픈골프대회에는 땅콩들의 행진이 벌어졌다.「국산땅콩」 김미현(22·한별텔레콤)과 「영국땅콩」 앨리슨 니콜라스(37·영국), 국내아마랭킹 1위로 역시 땅콩인 임선욱(분당중앙고 1년)이 같은 조로 라운드를 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3명의 「땅콩」은 나란히 서자 모두 키가 비슷해 특별히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들의 키는 152~154㎝. 드라이버 길이보다 약간 큰 키다. 그러나 샷은 강력하고 정교해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키 때문에 시선을 집중시킨 이들은 자신의 샷에만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물론 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김미현과 니콜라스는 야디지 북(코스조견표)을 열심히 살피며 경기를 했으며 많은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그러나 「아마 땅콩」 임선욱은 상대하는 두 선수가 쟁쟁한 터라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1라운드 경기에서 김미현과 니콜라스는 힘의 70~80%만 쓰는 컨트롤 샷으로 파 온에 주력했다. 특히 연습라운드없이 전날 프로암대회만으로 코스답사를 마친 니콜라스는 살짝 들었다 「툭」내려치는 가벼운 샷으로 페어웨이를 공략했다. 두 사람 모두 220~230야드 안팎의 안정된 티 샷을 구사했다. 김미현은 계속 드라이버를 잡았지만 니콜라스는 가끔 스푼을 잡아 신중히 공격하는 자세를 보였다.
니콜라스는 작은 키때문에 거리를 낼 수 없다는 단점을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극복한 선수로, 이날도 거의 매 홀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반면 김미현은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좀 떨어지는 듯했다. 특히 찍어치지 못하는 듯 탄도가 낮고 볼이 떨어져 구르는 거리가 많았다.
김미현은 그린에 올라서면서, 볼 놓인 곳에서, 볼과 홀 사이에서, 또 브레이크가 걸릴만한 곳에서 천천히 잔디결과 그린의 굴곡을 살폈고 퍼팅 어드레스를 취한 뒤에도 두번세번 홀의 위치를 확인했다.
김미현의 퍼팅 감각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6~7㎙거리에서 홀 50㎝쯤에 볼을 붙인뒤 파 세이브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니콜라스는 아쉬운 버디 미스가 많았다. 특히 8, 9번홀에서는 80㎝ 퍼팅이 홀 10㎝앞에 서버린데 이어 1.8㎙버디퍼팅이 홀에 맞고 10㎝앞에 튀어나와 갤러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 프로선수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한 임선욱은 「떨린다」고 말했지만 국내 아마 1인자답게 제 스코어를 유지했다.
두사람의 대결은 김미현이 1언더, 니콜라스가 4언더파로 영국땅콩이 일단 우세를 보였다. 임선욱은 이븐파를 기록했다. 선두는 한소영선수와 니콜라스가 동률을 이루고 있다.
한편 이 대회는 주최측이 관행에 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를 짜 참가선수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돼 물의를 빚었다. 당초 조편성에는 김미현-니콜러스, 펄 신-조정연, 한명현-샤롯타 소렌스탐 등의 선수들은 12시를 전후해 경기를 시작하도록돼 있었다. 그러나 주최측이 TV중계시간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이들을 초반부로 돌렸고 원래 초반부에 들었던 선수들은 뒤로 밀려 변경된 시간대를 확인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촌극을 빚었다.
특히 올 시즌 상금순위 5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무명선수가 주최측 관계자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펄신과 같은 조에 편성되기도 했다.
용인=김진영기자EGGLE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