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계 증권사들 '시련의 계절"

증시 불황으로 인력감축·연봉삭감등 구조조정 한파<br>CLSA 임금25% '싹둑'…JP모건등 충원계획 미뤄 직원들 고용 불안감까지


고액 연봉에 우수한 근무 여건 등으로 직장 선호도 선두권에 꼽혔던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파산한 투자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외국계 증권사도 인력감축ㆍ연봉삭감 등 구조조정의 한파에 직면한 것. 국내 증시 불황으로 급격한 수입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본사 차원에서 ‘비용절감’에 나서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 서울지점은 최근 전체의 85%에 달하는 직원들이 연봉 25% 삭감에 동의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처음에는 매니저급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 삭감에 들어갔지만 시장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전 직원이 참여하게 된 것. CLSA증권의 한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안 좋고 본사 차원에서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어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시니어급 직원뿐만 아니라 리서치 주니어, 계약직 등 전 부서에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서울지점에서도 최근 RA(Research Assistant) 한 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이 증권사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본사 차원의 인원감축계획에 따라 전 세계 CS지점에서 20명 정도의 인원을 감축할 것이 결정됐다”며 “이에 따라 서울지점 RA분야에서 한 명이 회사를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S증권 서울지점 인사부의 한 관계자는 “개인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회사를 퇴사했을 것”이라며 “서울지점에는 (인력감축계획 관련) 해당 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봉삭감이나 인원감축에 나서지 않는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들도 인력충원계획에는 답보 상태다. JP모건증권 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는 “인력 충원계획은 (당분간) 없다”며 “본사에서는 임금동결과 같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씨티그룹ㆍABN암로ㆍ메릴린치 등 서울에 지점을 둔 외국계 업체들도 “향후 인원충원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지점의 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직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시장침체로 국내 증권사들의 인력수요는 급감하고 베어스턴스 파산 등으로 글로벌 인력 공급은 풍부해져 실력이 없으면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로 몰리고 있는 것. 외국계 A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내년 재계약을 앞두고 업무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다수의 인력이 교체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사에 돌고 있다”며 “과거 선망의 대상이었던 외국계 증권사가 불과 몇 년 만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탄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지점장은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도 전반적으로 인력감축ㆍ예산감산의 압박을 받는다”며 “비즈니스가 많지 않고 이익 낼 곳이 줄다 보니 인원을 늘릴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인원을 줄이고 임금을 동결, 삭감하고 나설 공산이 더 크다”고 밝혔다. /황정수기자 pa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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