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용준 총리 후보 사퇴… 왜?

부동산 투기·병역 등 꼬리무는 의혹<br>인선검증 전체에 타격주자 전격 결심<br>수도권 금싸라기 땅<br>70~80년대 집중 매입<br>최고 100배 시세차익<br>10세 안 된 아들 명의<br>증여세 탈루 문제 제기


"기류가 바뀌었습니다."(국무총리실 관계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29일 오후7시께 전격사퇴를 밝히기 직전까지만 해도 30일에 해명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첫 인선이 낙마로 끝날 경우 김 후보자 개인뿐 아니라 차기 정부 출범의 최대 악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부터 아들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 비판이 날로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김 후보자를 부담스럽게 여기기 시작했다. 특히 비밀주의를 고집하던 박 당선인의 인선 자체에 대해 지지 진영조차 신뢰를 갖지 못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박 당선인이 이날 오후2시 시작한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법치를 강조한 직후 박 당선인 주변에서는 사퇴설이 흘러나왔다.

김 후보자가 이날 저녁 해명에서 사퇴로 방향을 튼 것은 이 같은 총체적 위기를 끊어내려는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헌정 이래 65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초대 총리 낙마라는 점에서 이번 일이 남길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눈덩이처럼 커졌던 의혹… 결국 사퇴로 결말=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이 대선을 책임질 공동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발탁한 데 이어 인수위원장에 또 한 번 선택할 정도로 신임했다. 지체장애를 딛고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그에 대해 당초 야당도 도덕성 측면은 존중했다.

그러나 선대위원장과 인수위원장과 달리 인사청문회 대상으로 지위가 바뀐 지 이틀 만에 그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1993년 관보에 실린 김 후보자의 땅 매입 및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바람이 불던 지난 1970~1980년대 수도권의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수십 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간 인사청문회에 부동산 투기가 문제된 적은 많지만 수십 억원의 규모는 드문 일이다.

관련기사



특히 서초동 법조타운 개발 직전 매입이나 6ㆍ8세 아들에게 땅을 사준 일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컸다. 단순한 투자를 넘어 고위 공직자로서 부정한 정보를 얻었거나 증여세를 탈루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인간 승리자로 알려진 그를 보는 여론의 실망도 깊어갔다.

그 밖에 두 아들이 각각 체중미달과 통풍으로 인해 병역 면제 받은 사실은 여권에 '이회창 악재'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고위 법관 자제의 병역 미달에 대해 해명되지 않는 비난이 커졌기 때문이다.

◇사퇴하면서 언론에 불만 제기… 의혹해명은 할 듯=김 후보자는 이날 윤창중 대변인을 통해 전한 짤막한 사퇴문의 절반 이상을 언론의 후보 검증 보도 관행을 지적했다.

그는 언론 기관에 부탁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라도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로 비판하는 풍토가 조성돼 인사 청문회가 원래 취지대로 운영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법조계 원로로 사회적 존경을 받던 본인은 물론 아내와 모친까지 하루 아침에 각종 투기 의혹의 당사자로 오르내렸고 두 아들은 병력과 체중이 거론되면서 심리적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돌아온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해명할 뜻을 밝혔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