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리틀 러너

주인공 연기력 돋보이는 성장영화

'리틀 러너'는 즐거운 웃음이 영화 전편에 가득하지만 신에 대한 고민 등 세상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영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모한 일에 도전한 적이 있는가. 오직 내 자신의 사랑이 기적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그런 경험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정신적 성장을 가져다 주는지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할 만큼 철저히 자신을 버려봤기에 그는 한층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영화 ‘리틀 러너’는 한 소년의 무모한 도전을 담은 감동 성장영화. 이 소년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가능한 도전을 감행한다. 도전의 목표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 우승. 영화는 자신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일으키면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가 깨어날 것이라고 믿는 어린 소년이 마라톤에 참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소년이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까지 감동적으로 화면에 담았다. 하지만 감동을 주는 영화라고 해서 억지로 눈물을 짜게 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리틀 러너’는 천진난만한 주인공 소년으로 인해 시종 유쾌하다. 막상 극장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눈물을 흘릴 일보다 웃을 일이 더 많다. 대신 영화 내내 이어지는 소년의 분투를 통해 관객의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리틀 러너‘는 실컷 웃은 뒤에 가슴 깊이 찡한 감동이 다가오는 좋은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엄격한 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14살 소년 랄프(아담 버쳐). 14살 나이답게 랄프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천진한 사춘기 소년이다. 한창 성적인 고민을 하고, 좋아하는 소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때론 몰래 담배를 피우는 등 자그마한 탈선도 하는 평범한 아이. 하지만 이런 사고뭉치 랄프이지만 엄마에게만은 끔찍한 애정을 보인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서 투병하면서도 엄마는 랄프에게 좋은 조언자이자 응원군이 돼 준다. 그런데 어느날, 병이 악화돼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리고는 병원에서 엄마가 일어나려면 기적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듣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학교 육상 부원들이 코치인 히버트 신부(켐벨 스코트)로부터 “너희들이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란 질책을 듣는 것을 보게 된 랄프. 자신이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만들면 엄마가 깨어나는 기적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마라톤에 도전한다. 영화는 시종 가벼운 분위기로 즐거운 웃음과 익숙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감독은 여기에 신부들간의 대립, 사춘기 소년의 고민 등을 통해 신성(神性)에 대한 고민과 세상에 대한 성찰 등 더 깊은 철학을 담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가톨릭 영화에 버금가는 이런 철학들 때문에 영화는 익숙한 감동코드 드라마의 외관을 가졌음에도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14세 소년 랄프를 연기한 주인공 아담 버쳐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비쩍 마른 체구에 비정상적으로 길쭉한 팔다리를 가진 이 소년의 친숙한 모습과 뛰어난 연기가 작품에 현실감을 더한다. 10여년 전 ‘사랑을 위하여’에서 시한부 인생으로 죽음을 맞는 줄리아 로버츠의 연인 역을 연기했던 켐벨 스코트와 ‘바운드’ 등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할리우드의 감초 배우 제니퍼 틸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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