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美 핵논의 상승곡선 그리나

6일 북한이 핵무기 실험 등을 동결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흥미롭고 긍정적인 언급”이라고 평가해 주목된다.우선 파월 장관의 평가를 최대치로 이해한다면, 북한과 미국이 수면 하의 대화 과정에서 핵 문제에 대한 모종의 진전을 보고 있을 가능성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6일 문제의 조선중앙통신 논평이나 이에 대한 파월의 언급이 모두 그러한 실질적인 진전을 배경에 깔고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북측 논평이 나온 당일 서울의 그저 그런 반응이나 작금의 워싱턴 기류를 짚어보면 양측 사이에 그런 실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파월 발언에 곁들여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의 발표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능성은 파월이 북 핵 문제가 교착될 때마다 대화 분위기를 유도하는 발언을 먼저 던진 뒤 해결 과정을 밟아가는 스타일을 보여 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북한의 반응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해 대화 국면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줄곧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미 행정부 매파의 내부 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저치로 이해한다면 파월 장관이 북측의 발언 내용과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튀니지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갑자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다분히 낙관적으로 대답했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두 번째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파월 발언의 숨은 의도보다는 어쨌든 북한이 민간 부문이나마 미국 대표단을 영변 핵 시설로 불러들이고, 미국도 자극적 발언 대신 북한의 움직임을 환영하는 논평을 내고 있는 작금의 대화 분위기이다. 작년 말 2차 6자회담이 물 건너가면서 하향곡선을 그리던 북 핵 문제 논의 분위기가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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