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의 벽을 깬 삼성 반도체

우리나라가 반도체 분야에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0나노(nm)의 벽을 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60나노 8기가 시대를 연 것과 동시에 D램 분야에서 3차원 입체기술을 이용, 세계 최대 용량인 80나노 2기가비트의 DDR2 D램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세계 최고속인 667MHz의 모바일 CPU도 개발해 냈다.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 크기에 지나지 않는 60나노 미세가공기술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65나노 기술보다 앞섰을 뿐 아니라 8기가 낸드 플래시를 메모리 카드로 만들 경우 이론적으로 신문 100여만장, MP3 음악 4,000곡, DVD급 영화 10편을 저장할 수 있는 16기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이번 개가에서 중요한 점은 반도체 집적도 분야에서 그동안 인텔의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1년 6개월마다 두 배씩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 ‘무어의 법칙’을 대신해 1년에 두 배씩 성장할 것이라는 황창규 사장의 새로운 성장이론을 5년째 증명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노의 세계를 서둘러 정복해 나감으로써 업계의 통념을 깨고 연이어 ‘황의 법칙’을 현실화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D램ㆍS램ㆍ플래시ㆍ디스플레이 구동칩에서 세계 1위 품목을 자랑하고 있으며 앞으로 멀티칩패키지(MCP)ㆍ스마트카드칩ㆍCMOS 이미지센서ㆍ시스템 온 칩(SoC)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를 향해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폭을 넓혀 궁극적으로 기기융합(컨버전스)을 향해 매진하겠다는 포부인 셈이다. 현재는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인텔에 이어 2위지만 올 1분기 대비 3분기 성장률만도 80%로 인텔의 20%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만큼 세계 1위 기업이라는 목표가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기대를 모으게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더욱 약진하고 국내 산업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려면 자체 기술개발 못지않게 여타 중견기업과의 협력 모델도 극대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도 애니콜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상당 부분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등 로열티 지급이 만만하지 않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도체 분야뿐 아니라 2차 전지나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서도 꾸준한 기술개발로 세계 최고를 구현하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정부도 ‘또 다른 삼성전자’가 연이어 탄생할 수 있도록 기업 성장이 곧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업 의욕을 고취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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