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05년도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내역'의 가장 큰 특징은 지난해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요건이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출총제 대상기업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또 삼성그룹의 경우 자산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서 4년만에 명실상부한 재계 1위로 올라섰으나, 결합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이유로 출총제에서 벗어났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나아져 자산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기준 도입..출총제 대상 11개로 급감
올해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대기업은 현대자동차, LG, SK, KT, GS,한화, 금호아시아나, 두산, 한국철도공사, 동부, 현대 등 모두 11개로 지난해 18개에서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GS와 철도공사가 처음으로 출총제 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며 나머지 9개는 지난해에 이어 계속 출자규제를 받는 대기업들이다.
지난해 출총제 적용 대상이었던 18개 기업집단 가운데 9개는 4가지 졸업요건을충족해 올해 출자총액 제한에서 벗어났다.
이 가운데 삼성그룹은 부채비율 100% 미만 요건을 충족해 지난해 7월 이미 출총제에서 벗어났으며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은 출자구조가 단순해 지정에서 제외됐다.
또 한진,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은 소유.지배 괴리도(의결지분율에서 소유지분율을 뺀 값)와 의결권 승수(의결지분율을 소유지분율로 나눈 값)의 졸업요건을 충족해 벗어났다.
이밖에 올초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출총제를 적용하는 자산기준이 5조원에서 6조원으로 상향조정됨에 따라 LS와 대우건설도 출자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실제로 출자규제를 받는 계열사도 지난해 330개에서 올해는 194개사로 크게 줄어들었다. 출총제 적용 대상 기업집단의 계열사라 하더라도 지주회사, 금융.보험사, 회사정리 절차중인 회사 등은 출자규제를 받지 않는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늘어
출총제 적용대상 기업집단은 줄었으나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51개였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올해 금융계열사들이 지주회사 형태로 계열분리한 동원그룹이 제외된 대신 GS, 철도공사, STX, 현대오일뱅크, 이랜드등이 신규지정돼 모두 55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 STX의 경우 범양상선㈜을 인수해 자산규모가 4조2천억원으로 늘어났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3년 인천정유㈜의 계열분리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으나 지난해 코슨㈜의 지분취득으로 다시 포함됐다.
이랜드의 경우 계열사인 ㈜뉴코아의 법정관리가 종결됨에 따라 다시 지정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5개 가운데 민간그룹은 48개였으며 공기업은 7개로 조사됐다.
◆삼성 1위 탈환..현대자.LG 3.4위 자리바꿈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 기준으로 삼성은 107조6천억원을 기록, 한국전력공사(98조3천억원)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삼성이 자산 기준으로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재계 서열은 지난 2000년까지는 현대그룹이 거의 독주했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 분리되면서 2001년 삼성이 1위에 잠시 올랐으며 2002년부터 공사가 순위에 편입된 이후에는 한국전력이 3년째 수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4위였던 현대자동차는 56조원의 자산으로 지난해 3위였던 LG(50조8천억원)와 자리바꿈에 성공했다.
이외에 SK(47조9천억원)와 한국도로공사(32조3천억원)는 지난해와 같이 각각 5위와 6위를 지켰고 지난해 9위였던 롯데(30조3천억원)은 두계단 상승, 7위에 올랐다.
KT(29조3천억원)는 한계단 밀려 8위로 떨어진 반면 포스코(25조7천억원)는 한계단 뛰어 올라 9위가 됐으며, 지난해 11위였던 한국주택공사(24조9천억원)는 턱걸이로 자산규모 10대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지난해 8위였던 한진(24조5천억원)은 11위로 떨어져 10대 기업집단에서 밀려났다.
LG에서 계열 분리된 GS(18조7천억원)는 12위에 올랐다. 이는 민간기업으로는 9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삼성 자산 15조 증가..LG 자산 10조 이상 감소
자산 증가 규모에서도 삼성이 다른 기업 집단을 압도했다.
삼성은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자산이 15조6천800억원이나 늘어났다. 또 대한주택공사도 8조800억원이 증가했고 롯데도 5조6천800억원의 자산을 불렸다.
한국전력공사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3조5천400억원과 3조7천억원의 자산이 증가했고 한국도로공사도 1조9천700억원의 자산을 더 키웠다.
이외에 SK(7천800억원)와 KT(1조500억원)도 1년전에 비해 자신 규모가 늘어났다.
하지만 LG는 자산 기준 10대 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GS의 계열 분리 등으로인해 10조7천600억원의 자산이 줄었다.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각종 졸泰┻?도입, 자산총액기준 상향 조정 등으로 263조2천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38.29%(163조3천억원) 줄어든 반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778조5천억원으로 11.8%(82조1천억원) 증가했다.
◆LG.SK 계열사 8∼9개 감소
올해 자산 기준으로 10위권에 오른 기업집단 대부분이 계열사 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분리와 사업 구조조정을 했던 LG(38개)와 SK(50개ㅁ)는 지난 1년동안 계열사가 각각 8개와 9개 줄었고 삼성(62개)도 계열사 수가 1개 감소했다.
또 한국전력공사(11개), 한국도로공사(3개), 대한주택공사(2개) 등 공기업집단은 계열사의 수가 변화없었고 현대자동차(28개)도 같은 수의 계열사를 유지했다.
하지만 롯데(41개)는 자산 기준 10대 기업집단 중 유일하게 계열사를 5곳 더 늘렸다.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는 283개로 진난해보다 95개 줄었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는 968개로 84개가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