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21]

[박흥진의 할리우드 21]美활동 홍콩감독 귀향잇달아올들어 미국서 활동하던 홍콩감독들이 귀국해 고향에서 자신들의 과거 주특기를 살린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스탠리 통과 추이 하크 및 피터 챈 같은 홍콩감독들은 90년대 후반 홍콩영화산업이 지리멸렬되면서 할리우드로 진출했었다. 통(40) 감독이 할리우드에 온것은 1996년인데 당시 홍콩영화계는 극장수입의 격감과 누더기같은 극본 그리고 판을 치는 비디오 해적판등으로 인해 붕괴일보직전의 상태였다. 그러나 홍콩에서 재키 챈의 「브롱스의 난투전」(96)과 「폴리스 스토리 3:슈퍼캅」(92)등 히트작을 낸 통감독의 할리우드 데뷔는 실패로 끝났다. 그는 1997년 디즈니를 위해 60년대 만화주인공으로 변덕쟁이 근시안 노인 얘기인 「미스터 마구」를 만들었으나 흥행서 참패했다. 그뒤로 작품을 못 만든 통은 최근 귀국, 현재 상하이를 무대로 한 중국 경찰대 밀수단과의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차이나 특공대」를 찍고 있다. 「옛날 옛적 중국에」(91)를 만든 명성있는 추이-하크도 통감독과 비슷한 시기에 할리우드에 진출했다가 고향으로 돌아간 감독. 그는 미국서 모두 장-클로드 반담 주연의 액션영화「더블팀」(97)과 「노크 오프」(98)를 감독했으나 전부 흥행서 죽을 쑤고 말았다. 하크는 귀국후 최근 자신의 왕년의 히트작 「주, 마법의 산에서 온 전사들」(83)의 속편 촬영을 마쳤는데, 이 영화는 빠듯한 제작비로 45일만에 촬영을 끝낸 전통적인 홍콩 영화제작 과정을 밟은 작품이다. 하크는 곧 이어 콜롬비아가 제작비 380만달러를 댄 액션 영화「시간과 물결」을 찍을 예정이다. 미국에 왔다 홍콩으로 돌아간 또다른 감독은 피터 챈(37). 그는 스필버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케이트 캡쇼에 의해 발탁돼 스필버그의 드림웍스를 위해 로맨스 드라마「연애편지」(99)를 감독했으나, 이것도 역시 흥행서 실패했다. 챈은 최근 홍콩서 어플러즈 픽처스라는 제작사를 설립하고, 범아시아영화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3인의 감독은 귀국 이유를 할리우드의 변덕에 대한 염증과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다시 홍콩영화산업에 투입되는 자금 및 홍콩영화계의 특성인 미친듯한 에너지와 못만들 영화가 없다는 식의 홍콩문화풍토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상으로는 내세우지 않았지만 이들의 할리우드 영화가 미비평가들과 관객들로부터 모두 외면당했다는 사실이 통감독등이 귀국하게 된 또다른 요인인것도 사실이다. 할리우드에 진출해 성공한 대표적인 중국감독은 존 우와 앙리. 이들이 할리우드를 떠나지 않는것과 대조적이다. 홍콩영화계는 지금 재생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홍콩영화산업협회에 따르면 홍콩의 연간영화총수입은 1993년 1억6,700만달러였으나 지난해는 1억달러로 뚝 떨어졌다. 이것이 올해에는 1억3,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전문가들은 홍콩영화계의 소생이유로 당국의 엄격해진 해적판 대책과 경기 침체후 다시 영화제작에 투입되는 자금 그리고 순조롭게 진행된 홍콩의 중국 반환 및 액션 영화 위주를 벗어난 독창적인 양질의 영화제작등을 들고 있다. 통감독등의 귀국 타이밍이 마침 이런 홍콩영화계의 재기와 맞아떨어져 홍콩영화계는 지금 제2의 황금기를 이뤄보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미LA영화비평가협회원 입력시간 2000/09/25 18:4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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