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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 3인방(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이 3개월 전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4월부터 급락하자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주는 장사를 잘 하고도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환율 하락폭은 줄어들고 민감도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낮아진 실적 눈높이 때문에 지금 시점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도 주장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현대차의 주가는 7.63% 떨어졌고 기아차(-7.85%), 현대모비스(-11.26%)도 다소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1,050원에서 1,010원대로 내려오자 자동차주 3인방의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하지만 최근 3개월과 최근 1개월을 비교한다면 상황이 다르다. 우선 환율 하락폭이 줄었다. 4월8일 1,050선이 무너진 후 두 달 동안 36원 떨어졌는데 최근 한 달간은 4원 정도 떨어지는 데 그쳤다. 자동차 3인방의 주가와 환율의 상관 고리도 약화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원·달러 환율과 자동차주의 지표상관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최근 3개월간 현대차 주가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75였고, 기아차는 0.62, 현대모비스는 0.89였다. 최근 1개월로 그 범위를 좁히면 현대차 -0.37, 기아차 0.27, 현대모비스 0.52로 모두 많이 줄었다. 상관계수는 1일 때 방향성이 완전히 일치하며 -1일 때 정반대로 움직인다. 즉 숫자가 높을수록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의미다.
2·4분기 실적 추정치는 낮아지고 있다. 환율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연간 실적을 고려한다면 현재 주가 수준은 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는 한 달 전보다 4.22% 떨어진 2조2,274억원이고 기아차 역시 8.92% 감소한 8,714억원, 현대모비스는 1.81% 줄어든 7,919억원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와 환율의 상관계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환율에 따른 과도한 우려에 내성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며 "이미 자동차 업체들은 환율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 없는 해외 직접 생산을 늘리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가격 경쟁력보다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지나친 실적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4월 환율 급락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 영향이 줄어들고 있고 분기 실적이 아닌 연간 실적을 고려해봤을 때는 주가가 많이 떨어져 현재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아도 된다"며 "실적의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만큼만 나와준다면 2·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강하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관련 업체들 중 대형 부품 업체와 해외에 미리 투자해 이익이 회수되고 있는 업체들은 지난 3개월간 환율의 영향을 덜 받았다. 환율에 따른 단기적인 영향보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외국인이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현대위아(011210)는 15.24% 올랐고 에스엘(005850)(25.75%), 평화정공(043370)(11.37%) 등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자동차주 3인방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중소형 부품업체의 실적과 주가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대형 부품 업체와 해외 선투자로 실적이 잡히는 업체들은 장기적인 성장성이 눈에 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위아는 현대차가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엔진 부문의 성장이 기대되고 에스엘도 2년 반 정도 해외투자를 한 부분이 올해부터 이익으로 반영되면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