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생 IT 벤처 '레인디'도전·열정으로 해외시장 뚫었다

'직원 전원이 여대생'<br>지도 검색 서비스로 뉴질랜드 시장 진출<br>美서도 사업 제의… 창업 2년만에 매출 15억

레인디의 김현진(맨 뒤) 사장과 여대생들은 젊은 감각과 열정으로 뭉쳐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레인디

신생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인 레인디의 김현진 사장과 15명의 직원들은 최근 첫 해외진출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성사된 뉴질랜드 진출은 현지 업체인 웹컨셉이 법인 설립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지분의 50%를 레인디에 넘겨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이뤄졌다. 해외에서도 레인디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독창성과 사업성을 그만큼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다. 여대생 중심으로 운영되는 IT벤처기업인 레인디가 젊은이들의 열정과 모험심을 앞세워 세계를 무대로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직원 16명의 레인디는 임원(3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여대생이라는 점에서 다른 회사에 비해 독특한 인력구성을 갖추고 있다. 회사를 창업한 김현진 사장도 올해 만 서른이고 임원들도 모두 20대에 머물러 패기 하나로 뭉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처음부터 여대생을 받아들인 것은 사업의 성격상 여대생의 적성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레인디의 서비스는 상권이 발달한 국내 주요거리의 정보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검색 서비스다. 기존의 지도검색과 다른 점은 간판 등 거리의 실제모습은 물론 각 건물에 입주한 상점위치 및 정보까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실제 길을 걸으면서 보는 시각으로 거리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뉴질랜드 버전의 경우 오클랜드 시의 거리정보를 제공해 매년 수십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관광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김 사장은 지난 2007년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이른바 '날고 긴다'고 소문난 학생들을 뽑았다. 젊은 감각을 지니면서 동시에 열정과 모험심으로 뭉친 인력을 채용해야만 최신 트렌드에 맞는 지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사장은 "외무고시를 준비하다 시험을 포기하면서까지 회사 일을 하는 등 직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며 "거리정보 서비스도 학생직원들이 아니었으면 생각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열정을 듣고 회사생활을 학점으로 인정해 휴학을 하지 않고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문제는 거래처들의 두터운 편견이었다. 고객사들은 레인디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나이가 어리다며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 "한 벤처캐피탈은 25억원을 투자하겠다며 대학생 직원을 내보내라고 조건을 걸더군요. 어느 대기업임원은 대학생 기업과 거래하는 사실이 알려지면 승진길이 막힐 수도 있다고 손사레를 쳤습니다. 우리 사회에선 아직도 실력이 아닌 나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죠." 하지만 레인디 서비스는 요즘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이용자가 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거리정보 제작주문도 이어지며 창립 2년차인 올해 매출도 약 15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나이라는 편견을 뛰어넘은 해외시장에선 잇따라 사업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레인디는 현재 뉴질랜드 정부에 신청한 15억원 규모의 관광산업육성투자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아직 실제 투자까지 두 차례의 심사가 남아있지만 낙농업이 아닌 IT업체가 1차 투자심사를 통과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레인디는 올해 뉴질랜드에 이어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두 군데의 현지 업체에서 공동사업을 제안받아 선택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이르면 오는 11월 미국 법인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