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문제는 중원의 주도권

제4보(47~60)



흑47은 상변 백에 대한 공격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손을 돌린 것이다. 이세돌은 얼른 48로 이어 후환을 없앴다. 어느덧 네 귀의 형태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몸싸움이 거의 없는 싱거운 진행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중원의 주도권입니다. 흑이 중원에서 어느 정도의 집을 마련하지 않으면 덤을 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목진석) 대국자 쌍방이 그것을 잘 알고 있다. 박영훈의 흑49는 중원의 발언권을 극대화시키자는 수순이다. 이세돌의 백50 역시 같은 안목이다. 단순히 우변의 안정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 수로는 참고도1의 백1 이하 5로 두면 깨끗하게 수습된다. 그러나 이 코스는 흑에게 외세를 크게 제공한다고 이세돌은 생각했다. 그래서 실전보의 50,52로 둔 것이다. 중원을 키우기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박영훈은 흑53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5분쯤 생각에 잠겼던 이세돌은 하변에 뛰어든 흑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54로 좌변에 뛰어들었다. "좀 심한 것 아닐까요."(윤성현) 목진석이 맡은 사이버오로 해설실에는 조훈현과 윤성현, 김성룡, 김효정이 들어와 있었고 거기에 이영구7단이 가세했다. 김효정2단은 81년생인데 최근 바둑TV의 공동진행자로 자주 나온다. 일본기원 3단인 김현정(79년생)과는 자매. 백56은 얼핏 보기에 좀 심해 보이지만 고급의 감각이다. 좌변에서 돌의 리듬을 마련하여 하변의 흑을 공격하겠다는 것. 목진석은 참고도2의 백1(실전보의 56으로)에 씌워 백5까지 공격하게 된다면 백의 호조라고 해설했다. 그러나 이세돌은 백56 이하 60으로 모조리 살리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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