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가경쟁력 강화 새모델 제시/세계 최초 사이버벤처그룹 등장

◎21C 세계 정보통신시장 주도 야심/회원사간 지속적 유대가 성패 관건주문형반도체(ASIC)칩 전문업체인 C&S테크놀로지는 차세대통신망인 무선가입자망(WLL)의 칩개발을 맡고 있다. 통신시스템 전문기업인 기산텔레콤은 WLL에 필요한 통신시스템과 기지국, 기지국제어기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정보통신 단말기 업체인 (주)한텔은 WLL단말기 및 안테나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다. 고주파처리장치인 RF전문개발업체인 MTI사는 RF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무선영상통신이 가능하고 1백44Kbps급 데이터전송이 가능한 차세대통신망 WLL을 세계 최초로 구현시킬 벤처기업들이다. 이 작업이 끝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WLL을 개발한 국가로 급부상하게 된다. 또 WLL은 국내 역사상 순수 국내기술로 완성시킨 통신시스템으로 기록된다. 이런 예는 이달말께 공식 출범하는 사이버 벤처 그룹의 목표와 성격을 단적으로 잘 나타내준다. WLL상용 시스템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모두 유망정보통신기업협회(PICCA)회원사들이다. 기업 독자적으로는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첨단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해 21세기 정보통신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게 사이버 벤처 그룹의 목표다. WLL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중심으로 한국통신, 데이콤이 표준 프로토콜을 개발해 벤처기업군이 부품에서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상용시스템개발을 맡았다. WLL상용시스템개발작업(벤처기업군)이 끝나면 장비제조과정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들이 맡을 전망이다. 사이버 벤처그룹이 출범하게 된 배경에는 무한한 세계 정보통신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뭔가 발전적인 모델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및 대기업, 벤처기업들이 각각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게 이 그룹의 주장이다. 백화점식, 나열식, 구색갖추기식으로 일컬어지는 구시대적 기업경영으로는 정글의 생존원리가 적용되는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몰두해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수평적, 유기적으로 묶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켜야만 정보통신시장에서 낙오되지 않는다는 것. 곧 출범할 사이버 벤처 그룹은 이런 관점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정보통신부등 관련 정부부처들도 PICCA의 이같은 계획에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ICCA는 사이버 벤처 그룹으로 재출범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분과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오사카(대판)에서 2차운영위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이버 벤처그룹은 그룹내에 각 부문별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차세대 영상감시제어장치와 차세대공중전화기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첨단 정보통신기술개발에 공동 협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그룹이 계획하고 있는 정보통신 산학 공동연구센터, 정보통신전문단설대학원 설립은 모두 공동의 기술개발과 이를 통한 공동의 경쟁력강화를 목표로 한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이 그룹의 목표가 전혀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룹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이미 선진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유망 벤처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사이버 벤처 그룹에는 유무선단말기, 반도체 칩, 통신시스템, 연상신호처리, 소프트웨어, 무선데이터통신, 인터넷개발제조업체들이 광범위하게 포진하고 있다. 이 그룹은 경영은 독자적으로 유지하면서 유기적인 그룹협조체제를 끌고 가기 위해 일반 그룹의 기획조정실이나 비서실업무를 사무국이 총괄하도록 기구개편을 할 예정이다. 사무국을 서울시 교대역 근처의 ASIC센터빌딩으로 이전하고 기구확대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룹은 형태가 제대로 갖춰지는 대로 국내외 유명정보통신전시회에 그룹브랜드로 공동 참가하고 공동의 인력위원회도 설치해 개별적인 인력채용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계획이다. 사이버 벤처 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한 벤처기업 사장은 『이 경우 개별적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던 문제들을 그룹차원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크게 높아져 기업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사이버 벤처 그룹의 태동은 모래알같은 벤처기업들이 모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는 반면에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할 경우 모래성에 그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벤처 그룹이 세계적 정보통신 그룹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그룹 회원사간 지속적인 유대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박동석> ◎사이버벤처그룹 회원사 명단 ▲거산엔지니어링 ▲건인 ▲건잠머리컴퓨터 ▲국제콘넥타 ▲극동통신 ▲근영전자통신 ▲금양통신 ▲기산텔레컴▲길튼정보통신 ▲노바시스템 ▲내외반도체 ▲넥스텔 ▲다우기술 ▲단암산업 ▲대동전자통신 ▲대방전자 ▲대주전자 ▲대하전자공업 ▲도아전자통신 ▲동안전자 ▲동양전기공업 ▲동양텔레콤 ▲디지콤 ▲마리텔레콤 ▲마이크로통신 ▲모아통신 ▲미디어콤 ▲미리내소프트웨어 ▲부산의용촌보훈복지공장 ▲삼경정보통신 ▲삼송 ▲삼양무선공업 ▲삼우컴앤컴 ▲삼우통신공업 ▲삼원데이타 ▲삼익전자공업 ▲삼창전자 ▲삼화통신공업 ▲상일전자 ▲새서울전통 ▲서두로직 ▲성진아이티에스 ▲성화통신 ▲세로전자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신평물산 ▲쎄트리연구소 ▲씨앤드씨엔지니어링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씨에스전자통신 ▲아모트론 ▲아이티 ▲아함전자 ▲에이스안테나 ▲에이스전자기술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 ▲엠티아이 ▲연림전자통신 ▲영실시스템 ▲옥산전자 ▲우보전산 ▲우신전자공업 ▲우진전자 ▲우주산업 ▲유니콘전자통신 ▲윤성전자 ▲일진전자통신 ▲자네트시스템 ▲장미디어 인터렉티브 ▲정진전자 ▲제패트로닉스 ▲중앙전기공업 ▲지성전자 ▲진보엔지니어링 ▲창세시스템 ▲창해소프트서비스 ▲케이디씨정보통신 ▲케이엠더블유▲콤텍시스템 ▲타이온스 ▲타프시스템 ▲태림전자 ▲태산엔지니어링 ▲테크누리 ▲텔슨전자 ▲팬택 ▲퓨쳐시스템 ▲피시라운드 ▲하이게인안테나 ▲한강시스템 ▲한겨레정보통신 ▲한국권선기술 ▲한국산광통신 ▲한국에이아이소프트 ▲한국전기통신 ▲한국컴퓨터통신 ▲한백정보통신 ▲한새전자기기 ▲한영전기공업 ▲핸디소프트 ▲화인전자썬트로닉스 ▲훼스트시스템 ▲RF하이텍 (가나다순) ◎인터뷰/김을재 유망정보통신기업협 회장/첨단기술 공동개발 최대 역점/내일 임시총회 열어 그룹 방향 구체화 『사이버 벤처 그룹은 지금까지의 그룹개념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룹입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을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출범하는 만큼 첨단기술의 공동개발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김을재 유망정보통신기업협회(PICCA)회장(금양통신 사장)은 사이버 벤처 그룹은 통신시장개방 등 시대적인 요구에 의해 구성됐다고 설명하면서 그룹 회원사간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정보통신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지난해 7월 PICCA출범 이후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사이버 벤처 그룹을 구성하게 된 배경은. ▲국내 정보통신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발전적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으나 우리는 벤처기업들의 역량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사이버 벤처 그룹은 총체적 경쟁력 덩어리로서의 모델을 반드시 제시할 것이다. ­그룹의 구체적 성격은. ▲한마디로 실체는 없다. 일반적으로 계열사들을 거느린 그룹들처럼 지분관계로 얽혀있는 것도 아니고 혈연, 학연, 지연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뭉쳐야 살 수 있다」는 공감대로 똘똘 뭉쳐있을 뿐이다. 사이버 벤처 그룹은 그래서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을 갖고 있다. 그룹은 각 회원사간 경영은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각종 첨단기술개발, 대형 국내외 프로젝트, 일반적 업무 등에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그물망같은 전략적 제휴로 얽힌 수평적, 유기적 결합체가 적합한 표현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힐 수 있나. ▲사이버 벤처 그룹의 사업 기본방향은 애로기술개발 타개를 위한 정보통신 산학 공동연구센터설립 토대 마련, 정보통신 인력양성을 위한 실질적 창구역할 담당, 정보통신 중소기업 진흥을 위한 기본 토대마련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계획들도 짜놓았다. 오는 24, 25일로 예정된 임시총회 등 각종 회의를 통해 그룹의 방향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기본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회원사간 유대감강화와 정부와의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보통신시장이 커질수록 사이버 벤처 그룹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사이버 벤처 그룹 구성자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데. ▲의심부터 하면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여태껏 갖춰지지 않은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그룹에 우리는 도전하고 공동 협력을 통한 정보통신 경쟁력강화의 모델을 꼭 제시하겠다.<박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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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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