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프로야구 대표 인기 구단이면서도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4강에 오르지 못했다. 넥센도 프로야구에 뛰어든 2008년부터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은 최하위에 머물렀던 2011년부터 LG만 만나면 힘을 냈다. 두 팀은 9회말 2아웃에도 예측이 불가능한 혈전을 펼치면서 프로야구의 신(新)라이벌로 떠올랐다.
팬들은 이런 LG와 넥센의 맞대결을 ‘엘넥라시코’로 부르기 시작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엘클라시코(El Clasicoㆍ1902년부터 시작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에서 따온 것이다. 바르셀로나와 레알의 격돌처럼 치열하고 긴장감 넘친다는 얘기다.
LG와 넥센이 2~4일 넥센의 홈인 목동 구장에서 만난다. 같은 ‘급’으로 묶이는 것이 서로 불쾌한 두 팀의 올 시즌 첫 엘넥라시코다. 지난해 10월 넥센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LG에서 구단 행정과 코치를 맡았던 경험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염 감독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LG에서 스카우트와 운영팀장을 거쳐 수비 코치로 일했다. 이에 맞서는 LG는 시즌 초반부터 넥센을 확실하게 잡아놓지 않으면 4강 싸움이 심화할 시즌 후반이 괴로워진다. LG는 2011년 7승12패, 지난해 6승13패로 넥센에 열세를 면치 못했다. 2011년엔 꼴찌 넥센에 발목이 잡혀 6위로 마감했고 지난해엔 6위 넥센에 밀려 7위로 체면을 구겼다.
LG는 일단 출발이 좋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지만 지난해 준우승팀 SK를 상대로 2연승했다. 넥센도 우승 후보 KIA와 1승1패를 나눴다. 나란히 LG 출신인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박병호와 신인왕 서건창의 방망이가 올해도 뜨겁다.
한편 2~4일엔 창원 연고의 신생 구단 NC와 부산이 연고지인 롯데의 ‘경남 더비’가 열리고 과거 ‘해태 왕조’를 이끌었던 김응용 한화 감독과 선동열 KIA 감독의 ‘사제 대결’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