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지원서 쓰는 것도 이제는 정말 지겨워요. 합격통지서는 날라오지 않고 맨 날 불합격통지서 뿐이네요”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넘는 김명희(24ㆍ고양시 장항동)씨는 취업 재수생이다. `얼굴이 예뻐야 취직이 된다`는 주위의 충고에 따라 성형수술도 받았지만 면접도 못하고 서류전형에서 낙방하기가 일쑤다.
“입사 지원서만 10번도 넘게 쓴 것 같아요. 원서를 쓸 때마다 희망을 걸어보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좌절 뿐 이네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청년 실업자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대졸자들은 취업을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는 등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여성개발원이 미 취업상태에 있는 지난해 남녀공학대학 졸업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미 취업 대졸자의 입사서류 제출 횟수는 평균 11.6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대졸자의 취업 지원횟수는 평균 14.9회로 남성 대졸자의 8.3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해에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2002년 이전 졸업생의 입사서류 제출횟수는 10.1회였던 반면,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연간 평균 16.7회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미 취업 대학졸업자 10명 가운데 1명은 취업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성형 수술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대졸자는 5.5%가 다이어트나 성형수술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여성 대졸자는 17.5%가 경험이 있다고 밝혀 남성에 비해서 여성 대졸자가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취업이 되지 못한 원인을 묻은 결과, 남녀 모두 외국어 능력, 학과 및 전공, 출신대학 등을 꼽았지만 여성은 남성과 달리 용모, 신체, 인상 등 외부적인 조건을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는 사람이 7.5%나 됐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