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호의 새 선장이 된 조순형 중앙상임위 의장(대표)은 5선 관록에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강골의 정치인이다.
조 의장은 선친인 유석(維石) 조병옥 박사가 1956년 민주당의 대표 최고위원이 된 이후 47년만에 대를 이어 민주당의 대표 자리에 오르는 한국정치사의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인 12월22일 개혁파 의원 22명과 함께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으나, 이어진 신ㆍ구주류간 갈등 속에서 중도적 입장을 취하다 신당파의 탈당이 현실화되자 민주당를 지키는 쪽을 선택했으며,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비상체제의 당을 지탱하는 한 축을 담당해왔다.
특히 그동안 책임있는 당직을 맡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서 바른 소리를 자주함으로써 `미스터 쓴소리`라는 애칭을 얻었으나, 원내 제2당의 대표로서 이제는 `쓴소리`를 하기보다는 들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됐다. 또 원칙과 소신이 분명하고 국회도서관을 가장 자주 이용하는 정치인, `가장 신사적인 의원`, 시민단체가 선정하는 최우수 의정활동 의원에 단골로 뽑혔고, 최근 한 인터넷 매체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선친의 뒤를 이어 14대 총선 때 친형인 고(故) 조윤형 국회 부의장과 나란히 당선돼 정치명문의 `민주당가(家)`로 불린다. 연극인 김금지(61)씨와 사이에 1남1녀.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