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재록 파문' 전방위 확산] 김재록 그는 누구인가?

국내기업 구조조정 '마당발' 활동<br>DJ 대선때 특보 명함 들고 정관계 인사와 친분<br>97년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 취임 본격 활동<br>대우차·하이닉스·대한화재등 관련 계약 휩쓸어



['김재록 파문' 전방위 확산] 김재록 그는 누구인가? 국내기업 구조조정 '마당발' 활동DJ 대선때 특보 명함 들고 정관계 인사와 친분97년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 취임 본격 활동대우차·하이닉스·대한화재등 관련 계약 휩쓸어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불법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김씨의 이력과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재록이 DJ 특보라는 명함을 팔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이한동씨가 소개해서 김중권ㆍ이강래 의원 등이 이끌고 있던 마포캠프에 들어가게 된 모양입니다. 당시에 특보 명함을 팠는데 한 달쯤 후에 이상한 얘기가 들리니까 박지원씨가 문제가 있다고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특보란 이름은 이때 달고 일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도 엄청나게 팔고 다닌 모양입니다." 지난 98년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당국자의 말이다. 김씨는 이처럼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고를 졸업한 뒤 군 부사관을 거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구속영장에 나타난 나이는 46세(60년생)이지만 시중에 알려진 프로필에는 49세(57년생)로 돼 있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금오공고 졸업(77년)연도 등을 감안하면 실제 나이는 49세로 시골에서 흔했던 호적을 늦게 올린 탓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학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98년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학력을 금오공고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 MBA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외대 동창회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을 뿐더러 지난해 11월 작성된 스탠퍼드대 재한국 동문록에도 등재돼 있지 않아 학력이 허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씨가 정ㆍ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90년대 중반. 그는 96년 당시 신한국당 대선 주자였던 이한동 의원의 정치 특보를 맡아 정치권에 얼굴을 알렸다. 김씨가 정계는 물론 재계ㆍ관계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시기는 97년 DJ가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전략기획 특보를 담당하면서. 이때 DJ 캠프에 몰려들었던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 '마당발'의 기반을 닦았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처음 만난 것도 그 당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98년 초대 금감위원장에 오른 이헌재 전 부총리는 그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높이 평가, 구조조정에 활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불투명한 학력 등의 많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전 부총리 등 실세 관리에게 확실한 신뢰를 심어준 데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호남 출신으로 DJ 핵심 라인에 폭 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었던데다 보고서 작성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계 모 인사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쉽게 설명하는 데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다"며 "특히 복잡한 구조조정 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짜고 전략보고서를 만드는 데 탁월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전력은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아더앤더슨 한국지사장으로 취임한 97년 말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수술이 시급했던 대우그룹과 관련한 용역을 잇따라 따냈다. 99년 대우증권 매각을 위한 주간사로 선정됐으며 대우차 구조조정 과정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 당시 아더앤더슨이 따낸 일감만 ▦쌍용자동차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화재 및 국제화재 등의 매각작업 등으로 구조조정 관련 계약을 휩쓸다시피 했다. 2002년 미국에서 터진 엔론 사태로 아더앤더슨이 문을 닫게 되자 그는 아더앤더슨 출신을 모아 기업ㆍ금융 컨설팅업체인 인베스투스글로벌을 세우고 대표를 맡았다. 설립 1년 만에 대우상용차 매각작업 주간사를 맡고 진로의 외자유치 자문사로 선정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김씨는 최근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을 회장으로 영입하고 자신은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뺀 상태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김씨를 권력 실세들의 이름을 팔고 다닌 전형적인 '브로커'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98년 재경부에서 청와대에 나가 있던 한 인사는 "김씨가 일은 별로 하지 않은 채 DJ 특보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고 이헌재 전 부총리를 특히 많이 팔고 다녔다"며 "김재록이 특별히 정권과 실제적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인사는 아니어서 게이트가 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이고 김재록이 DJㆍ이헌재 등을 좀 팔고 다닌다 정도로 끝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입력시간 : 2006/03/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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