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중국식 자본주의 모델의 허와 실

■ 베이징 컨센서스 (스테판 할퍼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자본주의가 오늘날의 국제교역에서 생명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하나 이상의 자본주의가 있다. 그 중심에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있다. 중국의 독자적인 경제개발 모델을 지칭하는 용어인 '베이징 컨센서스'는 국가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신 높은 경제성장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외부적으로는 다른 국가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체제를 말한다.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서구식 자본주의 국가의 모델인 워싱턴 컨센서스가 쇠락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중국식 자본주의 모델인 베이징 컨센서스가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베이징 컨센서스를 받아들이는 이유를 서구식 워싱턴 컨센서스가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시장규제를 철폐해 무역장벽을 제거하라는 서구식 자본주의 모델은 개도국에는 대안이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대부분 독재국가 형태인 개도국에게 이러한 요구는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자유주의 정치체제를 택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 법을 세계적으로 가장 신속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설명한다. 중국은 소련이 붕괴한 원인에 대해 꼼꼼히 분석했고 그 결과 경제성장과 화평외교를 중시하는 베이징 컨센서스가 탄생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는 베이징 컨센서스도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고 꼬집는다. 중국식 모델이 정당성을 갖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야 하지만 베이징 컨센서스도 분명 한계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천연 자원과 세계화가 필요한데 오히려 그런 면에서는 서구식 모델인 워싱턴 컨센서스가 유효하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1만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