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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의 차이가 너무 확연해요. 몇몇 구역은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지 6년이 지났는데도 진척이 없어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는 강북권에서 젊은 신혼부부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꼽힌다. 도심이 지척이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지정된 홍제균형개발촉진지역은 이 같은 입지 탓에 지정 당시만 해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하지만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일대는 각 구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홍은1ㆍ홍제1구역의 경우 30~40층짜리 초고층 주거ㆍ업무 복합타운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반면 인근 홍제2ㆍ3ㆍ5구역은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홍제1ㆍ홍은1구역의 경우 연초 홍제천 복원작업과 고가도로 철거가 시작되면서 구역 내 노후건물 철거와 착공도 임박한 분위기다. 관할인 서대문구청 역시 3일 홍제1구역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공람공고를 냈다.
홍제1구역 조합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내용이 긍정적인 편"이라며 "조만간 옛 유진상가 일대 철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합은 이 일대에 최고 48층 높이의 아파트 3개 동 697가구와 오피스빌딩 1동을 지을 계획이다.
홍은1구역은 더욱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6층짜리 2개 동을 짓는 내용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아파트 165가구와 오피스텔 95가구 규모의 복합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구역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지하철 3호선 홍제역세권 일대는 주거와 상업ㆍ업무가 연계된 고층 복합타운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 지역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근지역에서 가장 빠른 진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제2ㆍ3ㆍ5구역은 사실상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다. 2ㆍ3구역은 6년 전에 이미 추진위가 설립됐지만 아직 조합설립인가조차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4ㆍ6구역은 2010년 주민들의 반대로 아예 구역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기본계획수립단계에 머물고 있는 홍제5구역도 사실상 해제 수순을 앞두고 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홍제1ㆍ홍은1구역 외에는 사실상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상당수 구역이 사실상 사업 포기 상태에 이른 것은 이 일대 구역들이 5,000㎡ 안팎의 소단위로 지정돼 개발에 따른 차익이 크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홍제동 S공인 관계자는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현재 지체되고 있는 구역의 사업 전망은 어두운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