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강행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각 증권사 객장은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할지 여부를 문의하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빗발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일부 코스닥 종목에 대해서는 투매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이 워낙 급작스럽게 움직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더 우세했다. 특히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의 경우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락한 현 시점을 매수 타이밍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허연훈 대한투자증권 대치역지점장은 “추석연휴 직후 증시가 갑작스럽게 급락하면서 직접 투자자들의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사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쪽이 우세하다”고 객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당장 급반등하긴 어렵겠지만 과거 경험상 북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래 지속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창 메리츠증권 메트로금융센터지점장은 “고객들이 현금화가 쉬운 우량주를 일부 팔고 있으며 앞으로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추가로 현금화를 하겠다는 경계심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미국 ‘9ㆍ11 테러’ 당시 국내외 증시가 폭락한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인 기억을 되살려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일부 있었다.
손승현 평촌지점 차장은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에 대한 매수 여부를 타진하는 전화가 많이 왔다”면서 “지금이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보는 투자자들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자들도 환매 보다는 관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 지점장은 “당장 환매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도 없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라면서 “어차피 오늘 환매 신청을 한다고 해도 다음날 기준가로 환매가 되는 만큼 사태의 추이를 두고 보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환매가 나오는 시점은 주가가 반등한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