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혁신… "그래서 어떻게?"

"사퇴의 결심은 뼈저린 자기성찰을 통해 더 큰 민주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 혁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계기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백분의일이라도 제 잘못에 대한 책임을 메우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지난 사퇴를 선언한지 하루 만에 당 안팎의 거센 반대 앞에 사퇴 의사를 접으면서 한 말이다. 3일 있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결과를 두고 정당정치가 시민정치에 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오히려 야권 입장에서는 지지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얻은 것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정당정치에 대한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여 야권 전체의 승리로 승화시켜낼 수 있다면 민주당도 함께 승리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맏형이라고 칭해지는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김현미 수석사무부총장이 5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그런 고민의 단면이 읽혀졌다. 그는 "(민주당은) 20~30대와 소통장애가 있다. 지역에서도 70년대 이후 당원을 찾기 힘들다. 중앙에서도 호흡을 못 맞춘다. 내 고민은 '그래서 어떻게?'에 가 있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현장투표 당일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오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점에서 패배를 예감했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젊은 층의 지지를 기대하던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민주당은 나이든 어른들만 지지하는 '늙고 지친' 이미지로 퇴색해버렸다. 손 대표의 행보도 어색했다. 그는 민주당의 혁신을 들어 대표직에서 물러나려고 했지만 당 대표라는 부담을 덜어낸 후 자유롭게 대선주자로서 행동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제 민주당은 달라져야 한다. 부정적 이미지는 피하는 것보다 그것을 긍정적인 면으로 바꿔야 모두에게 이롭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이 민주진영에서 갖고 있는 지분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기자가 묻고 싶은 말은 '그래서 어떻게?'다. 이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한다면 다음 후폭풍은 서울시장 후보를 못 낸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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