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들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연합군임시기구(CPA)를 깊이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영국 옥스퍼드대학이 최근 실시한 이라크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44명 중 연합군과 CPA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라크인은 각각 79%와 73%에 달했다. 또 응답자 중 35%는 가장 믿을 수 있는 국제기구로 유엔을 꼽았지만, 54%가 새 정부 수립 과정에 유엔이 개입하는 것에 반대해 이라크인들이 외세의 간섭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치안 악화를 초래할 지도 모르는 미군 철수를 걱정하는 응답자는 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그러나 42%가 지난 1년간 가장 좋았던 일로 후세인의 퇴진을 드는 등 사담 후세인 정권의 퇴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또 현재 가장 시급한 이라크의 당면과제로 치안회복(67%)을 꼽았다.
크리스토퍼 삼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후세인의 독재가 사라진 곳에서 외세의 간섭 없이 스스로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하고 싶어하는 이라크인들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