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브라질 정상 대화 닮은꼴 정치역정에 친금감

노무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남은 두 정상의 유사한 정치역정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이뤄진 정당회담도 당초 예정시간을 50분이나 넘겨 2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회담에 배석한 정우성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두 정상이 룰라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작은 시가를 나눠 피면서 허심탄회하게, 편안하게 많은 얘기를 했다”며 분위기를 소개했다. 두 정상은 서로의 정치 역정, 노동운동 경험, 양국의 민주주의 역사 등에 대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먼저 “중학교 2학년 때 학생잡지에 실린 브라질리아에 대한 소개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와서 보니 굉장히 아름답다”고, 룰라 대통령은 “59년은 내가 일자리를 구하던 시절”이라며 각각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정치과정이 비슷하고 우리 두 사람의 정치과정이 비슷한 것 같다”며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정치를 해왔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에 대해 “브라질과 한국이 수십년간 독재정치를 경험하고 비슷한 시기에 민주주의를 되찾는 공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노동자를 위한 인권변호사, 본인은 노조지도자를 했다는 점이 양국관계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 기업은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며 투자한 나라의 국민, 문화를 존중할 줄 안다”며 “단기간에 금융기술 같은 것을 갖고 재테크 등을 별로 하지 않는다. 성실하게 기술과 노력을 통해 성공해 왔다”며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측의 각종 사업제안에 대해 브라질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번에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 이를 가져가려면 비행기가 뜰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편 노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각각 나이가 58세(46년생)와 59세로 한살 차이이고 인권변호사와 노동운동가로서, 정치 입문 뒤 고비 때마다 극적인 반전을 이룬 정치역정을 가지고 있으며 군사독재 및 민주주의 쟁취의 경험을 공유한 양국의 정치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닮음꼴 정상으로 불리운다. 실제 두 정상은 모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노 대통령은 고등학교, 룰라 대통령은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학력의 전부인 점, 대통령이 되기 전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ㆍ부산시장 선거에서 거듭 고배를 마신 것과 89년부터 대선 4수를 한 룰라 대통령의 이력에서 비슷한 점을 많이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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