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 재연 조짐

대만 업체들 2분기 매출 급증… 다시 생존경쟁땐 시장에 먹구름


1년 넘게 계속된 반도체업체들의 생사를 건 치킨게임(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는 게임)이 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완전히 죽은 줄로만 알았던 대만의 반도체업체들이 2ㆍ4분기에 큰 폭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할 태세다. 업체들의 생존경쟁이 재연될 경우 바닥을 다지고 상승 분위기로 반전을 꾀하고 있는 반도체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ㆍ4분기까지 반년 넘게 대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등에 밀려 치킨게임의 패자로 전락했던 대만의 반도체업체들이 시황 개선의 틈을 타고 2ㆍ4분기에 전분기보다 최고 25%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 부문에서도 당초 예상과 달리 소폭의 적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6위의 D램 제조업체인 파워칩의 경우 2ㆍ4분기 중 174억대만달러(1대만달러=0.0329달러)의 매출로 전분기보다 18%가량 신장된 실적을 보였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프로모스는 2ㆍ4분기에 95억대만달러의 매출로 전분기보다 무려 25%나 매출이 늘었고 난야테크놀로지도 95억대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4%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대만 업체들은 또 영업손실률도 크게 줄여 파워칩의 경우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에 각각 100억대만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2ㆍ4분기에는 적자폭을 대거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D램 시황이 조금씩 호전되는 기미를 보임에 따라 현 추세대로라면 대만 업체들의 수익성이 3ㆍ4분기 중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또다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고 이는 ‘제2의 치킨게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소식통은 “전세계 경기불황으로 하반기에 가뜩이나 수급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치킨게임이 다시 한번 벌어진다면 삼성전자 등 1차 게임에서 승리한 곳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이들 업체가 설비투자에까지 공세적으로 나선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시황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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